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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에루 Nov 11. 2022

1년 반 만의 다섯

써야만 기억한다, 하지만 이 마저 잊겠지

1.

마지막 다섯에 이직을 했다고 쓴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나는 지금 또 새로운 회사에 와있다.

'역마살'

어려서 해외를 나가 자란 것부터 시작하여, 생각보다 한 자리에 진득하게 버티지 못하는 건 타고난 성격 탓이 아니라 타고난 팔자 탓인 것 같다.



2.

2021년 11월 LA Permission to Dance 투어 4회 중 3회를 시작으로 2022년 3월 서울 Permission to Dance 투어는 3회 올콘, 4월 라스베가스 콘은 티켓은 구했으나 차마 가지 못했고, 그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 한 순간 지난 10월 부산 엑스포 유치 응원을 위한 Yet to Come 콘서트 당첨까지, 작년부터 아미로서 누릴 수 있는 운은 다 누리고 있는 요즘이다. 다른 건 몰라도, 콘서트 관련한 일들에는 에너지, 신경, 돈 모두 아낌없이 사용했다. 망설이는 순간 항상 푸시해주는 친구이자 덕메들 덕분인 것 같아 늘 감사한 마음.



3.

독립했다고 글 하나 덩그러니 올려놓고선, 지난 달이었던 10월 2주년을 독립 맞이했다. 기념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지내는 편이어서 더더욱 혼자만의 중요한 마일스톤은 잘 챙겨보려고 애쓰지만, 이번에도 날짜를 넘기고 '아차'하며 떠올렸다. 현재까지 독립 만족도는 100000% 그 이상. 조금 더 만족스러운 주거 형태로 또 나아가기 위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그리고 2023년 1월 부로 빚을 다 갚게 된다! 공격적으로 상환하느라 생활이야 늘 긴축 재정이지만 역시 공격적으로 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4.

살을 많이 뺐다. 그것도 아주 많이. 15키로 정도를 뺀 것 같다. 그리고 리바운드를 대비하여 아직 더 빼고 있는 중이다. 살이라는 것이 이렇게도 허무하게 빠질 수 있구나 싶으면서, 가볍고 작아진 몸에 계속 적응해나가고 있다. 체력도 다소 떨어지기도 하고, 오랜 세월 잘 입던 옷들이 커지기도 하고, 신발이 커지기도 하고, 얼굴의 변화도 체감된다. 그래도 역시 살은 빼고 볼 일이다.



5.

심신이 단단해져가고 있다. 지난 회사인 (애정 하는) 크래프톤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부터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또한 마음과 정서의 여유도 알아가고 있다. 분기점은 물리적인 것들부터 시작되었고 그 변화를 인지하고 몸과 마음의 문제들도 물리적인 것들부터 시작이지 않을까 하여 살을 빼보고 다양한 운동을 지속해나가고 있다. 거기에 하고 싶었던 일본어 공부도 크래프톤 덕에 시작하여서 (이젠 지원이 끊겨 사비로 하지만) 지속하고 있는 다양한 사소한 것들이 나를 단단하게 지탱해준다.


여유가 생기니 제일 먼저 가능해지는 것은 진득하게 활자를 읽는 것.

독서가 즐거워지고 마음에 유의미하게 다가오게 된다. 아, 얼마나 쫓기며 살아왔는지 그때의 내가 느끼지 못한 것을 지금의 내가 느끼며 과거의 나를 다독여본다. 고생했다. 잘 버텼다. 이젠 나 이외에도 주변 사람들도 잘 돌볼 수 있는 시야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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