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교육 생각 Feb 22. 2023

[000] 학원을 고르기 전에.

광주(광역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학부모들이 '좋은' 학원을 찾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치동 황ㅅ학원처럼 딱 머릿속에 떠오르는 학원이 없어서 그러는 것일까, 유목민처럼 이학원 저 학원을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학원을 고르려고 노력하는 것을 떠올려 보니 안타깝고, 씁쓸하다.


계속 아이들은 줄고 있다. 사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지방권에서 거점 국립대학교를 제외하면(심지어 이제는 국립대조차 미달 비상이다) 적당한 과를 지원하여 아무런 노력 없이 대학교를 갈 수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예상 건데, 10년 뒤에는 국립대조차 반에서 중간 정도면 넉넉하지 않을까.


자꾸만 아이들이 서울로 가야 하는 이유는 지방대 교수님들의 수준이 낮기 때문인가? 아니면 지방대를 나오면 취업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 때문인가? 5년간 강의를 통해 만난 친구들 중에,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친구들은 정말 한 손에 꼽을 정도였고, 대부분은 아이들은 부모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아이들이 이리저리 좀비처럼 휩쓸려 다닐 뿐 정말 나에게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찾아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작금의 교육 현실에서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무조건 지능이다. 지능이 받침이 되고, 그다음에 노력이 따라와 준다면 더 좋은 것이지, 노력을 한다고 해서 올라갈 수 있는 구조가 절대 아니다. 초등  학년이 되면 무엇을 선행하고, 한자를 배워야 하고 등등은 그냥 교육열로 유명한 동네에서 학원들이 먹고살기 위한 마케팅의 결과일 뿐,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미 '지능'이라는 변수로 선수들의 승패가 결정된 경기장에 자꾸만 아이들을 출전시키는 학부모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나, 이성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애당초 이런 학원 시스템이 정착된 지 몇 년이나 되었는가, 그런 것 없었을 때도 우리 엄마 아빠들은 다 잘 살았다. 좀 뒤처지면 대학을 못 가는가? 절대 아니다. 지금 초등학생이면 서울 몇몇 대학들을 빼고는, 전혀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들조차 충분히 수도권으로 대학을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아이들이 너무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이라면 더욱 심하다. 국영수에 평범한 재능을 보인다고 생각된다면, 대입 성공을 위해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 돈으로 가족 여행을 자주 다니시라. 어차피 대학은 간다. 지금 고3보다 훨씬 더 편하게, 잘 갈 것이다. 간절히 부탁드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