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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Dec 16. 2019

10만 자를 썼지만, 완결은 안 써질 때

본문을 쓰는 것 vs 완결을 쓰는 것

책을 많이 읽고, 본문도 많이 써봤지만, 완결은 못 씁니다. 저는 이런 고민을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 온라인 클래스 신청하는 분 중에 "10만 자 원고를 쓴 경험이 있지만, 완결까지는 못 썼습니다. 저도 왕초보부터 시작해야 하나요?"와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10만 자를 쓴 나는 초보일까? 아닐까?


10만 자 소설을 써봤다면, 완전 왕초보는 아닙니다. 소설을 쓴 적 없는 왕초보분들은 


사건 만들고 > 장면 만들고 > 대사 쓰고 > 인물 심리 묘사하고 > 분량 조절하고...


처럼 본문 쓰는 방법을 어려워하십니다. 그래서 머릿속 아이디어를 줄거리로 만들고 본문으로 푸는 법을 연습해야 합니다. 그런데  혼자서 10만 자를 능숙하게 쓴 분들은 이 왕초보를 단계는 독학으로 터득한 경우입니다. 



본문을 쓰는 것 vs 완결을 쓰는 것



사실 본문 쓰는 것과 완결 쓰는 것은 다른 고민입니다. 


'본문 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경우는 아래의 경우입니다.

- 아이디어를 글로 옮기지 못할 때

- 세계관이 있지만 글로 옮기지 못할 때

- 줄거리가 있지만 글로 옮기지 못할 때


반면 '완결 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 이야기를 재밌게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페이지를 채우기 위해서 본문을 쓰고 있을 때 

- 바로 내일 마감을 위해, 본문을 늘리고 있을 때

- 무엇 때문에 소설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본문을 쓰고 있을 때


본문을 쓸 수 있으면, 소설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들이 '본문 쓰기 역량'이 생긴 다음에는 본문만 반복적으로 씁니다. (아마도 '글은 많이 쓰면 늘겠지'라는 생각에 계속 썼을 겁니다)


하지만 '본문 쓰기 역량'이 확인이 된 시점은 곧 '이제 본문을 그만 쓰는 타이밍'입니다.



본문 말고, 이젠 사건 구성!



본문 잘 쓰는 사람이 완결을 못 쓰는 이유는 단 하나, '결말을 향한 로드맵의 부재'입니다. 


본문 쓰기는 계획한 사건 구성을 장면으로 푸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본문은 순차적으로 프롤로그 - 챕터 1 - 챕터 2...처럼 앞부터 씁니다. 하지만 사건 구성은 앞부터가 아니라 모든 방향에서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챕터가 1~10까지 있다고 할 때, 사건은 이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1. 이 내용은 10에 쓰고 

2. C 사건은 5쯤에 쓰고

3. 5쯤에 C가 나오려면, B는 3번에 쓰고. 

4. 이건 1에 쓸까?

5. 7~8은 비워두었다가, 5까지 썼을 때 구체적으로 채우자. 


같은 사건이라도 앞에 배치했을 때와 뒤에 배치했을 때가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작가는 전체를 보며, 사건을 다양하게 배치를 시도합니다. 여러 시도 끝에 적당한 위치를 찾으면, 그때 사건 위치를 고정합니다.



순서대로 말고, 모든 방향으로



본문을 잘 쓰고 있다면, 이제 본문 쓰기를 멈추세요. 그리고 사건 구성을 연습하세요. 본문과 달리 사건은 일관된 방향 없이 다양한 방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그래서 처음에는 이런 사고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한 방향이 아닌, 모든 방향. 


이것이 사건 구성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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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를 위한 1대1 피드백 소설 온라인 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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