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이직 첫 입사 후 맡은 일
아직도 첫 미션이 생생하다. 입사 후 아직도 회사에 대해 파악 중인 단계에서 첫 번째 미션은 ‘회사소개서’와 ‘프레스킷' 제작이었다.
정확히 내가 담당하게 될 업무는 아니었지만, 내 부서에서 근무한다면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이 warm up 과정이 있었기에 좀 더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당시 해당 업무를 지시 했던 부서장님도 막 입사한 내가 회사 소개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 시켰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필요에 의해 시킨 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다만 최소한의 주문을 했을 때 내가 일하는 방식과 결과물이 궁금했을 것이다. 나 또한 부서장님의 오더 방식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1) 회사소개서
창업하면서 회사 소개서를 만든 적이 있었다. 작은 회사였고 아이템이 하나였기에 보여줄 게 적어 부풀려 미래를 보여 줘야 했던 회사 소개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20년 가까이 쌓아온 수많은 업적이 있었고 약 120p 정도가 됐었다. 이 방대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고민하다가, 일하는 방식을 보고자 할 것이라는 부서장의 목표에 맞춰 문제를 풀어보기로 했다.
1. 의도 파악 : 내가 일하는 방식을 보고자 함
2. 문제 해결 과정도 함께 공유 : 회사소개서의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맞는 목차 구성과 결과물을 만든 과정을 회사소개서 공유 전 1장 ppt로 함께 정리
3. 목표에 맞게 회사소개서 구성
좀 더 상세히 공유하자면 -
120p 상당의 회사 소개 내용을 20p 이내로 축약시키고, 1p에 하나의 메세지를 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1p당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미리 공유하고, 해당 회사소개서를 리뷰했다.
회사소개서의 내용 자체가 잘못될 리는 없었기 때문에 나의 결과물은 나만의 문제 해결 방식을 증명해 내는 데 적당한 역할을 했고, 리뷰가 끝난 후 "민주님이 일을 잘 하네, 걱정 안 해도 되겠네" 라는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2) 프레스킷 (press kit)
사실 프레스킷이라는 단어를 이 날 처음 들었다. 기자들이 기업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축약해서 핵심을 담은 키트인데, 언론 보도용으로 쓰일 자료이기 때문에 아주 공식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이 들어가면 되었다.
고로, 회사가 내놓은 많은 자료들을 읽어보고 어떤 것들을 강조해 왔는지, 현재는 무엇을 강조하고 있는지 파악한 뒤 최대한 최신 자료로 정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랬더니 너무 베껴쓰기 한 것만 같길래, 프레스킷의 툴을 변형해 보기로 했다.
우리 회사는 꾸준히 워드 파일로 프레스킷을 발행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최신의 프레스킷들을 보니, 노션이나, 구글 드라이브 등을 이용해 '미디어킷'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 많이 보였다.
나는 포트폴리오를 노션으로 제작한 경험이 있어서 노션 툴에 부담이 없었고, 링크 연결이나 미디어 삽입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노션을 선호했기에 미디어-프레스킷을 제작해서 최신 버전의 프레스킷을 제작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기자 문화 안에서는 노션이니, 구글 드라이브니 링크 공유를 번거로워한다는 애로사항도 나름 존재했다. 새로운 툴에 대한 거부감이 꽤 있는 집단이라 노션은 부적합하다는 피드백을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션으로 제작한 프레스킷이, 오히려 회사소개서로 쓰이면 좋을 것 같다는 예상치 못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잘 쓰이고 있음)
+ 번외 )
회사소개서를 또 작성할 일이 있었다. 바로 오늘 일이었다. 브랜드 협업을 위한 미팅 차, 해당 업체에 맞게 회사소개서와 제안 사항 등등을 다시 구성해야했다. 이 작업을 할 때 입사 초기 했던 이 경험과 정리해 둔 지식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내일 미팅 준비를 잘 마칠 수 있었다.
회사소개서는 여러 번 작성해 볼수록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