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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롱 May 06. 2023

혹시 당신, 출근하기 싫으신가요?

죽도록 싫어했지만 지금은 사랑하게 된 이야기


몇 년 전만 해도 "출근하기 싫다."는 마음으로 가득 차다 못해 회사를 때려치우고 창업을 했다. 

2년 후, 다시 사람들 사이에 낀 채로 출근 지하철을 타게 되었지만 느끼는 기분은 사뭇 다르다. 

일하러 가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 내 자리에 앉는 순간이 늘 감사하다. 

이제야 깨닫는다. 내가 싫어했던 것은 <회사>가 아닌, 상황에 대한 불만만 가득했던 나 자신이었다. 





창업 과정에서 일이 잘 안 될 때가 많았다. 생각처럼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답답함에 한숨만 푹푹 쉬었다. 잘 될 것만 같이 흘러가다가도 금세 문제가 생기곤 하니, 나 자신을 자책하며 문제점을 해결해보려고 하기도 했다. 누가 보면 치열하게 일한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다. 어딘가 어정쩡하게 시간은 흘러갔고 확신 없는 나날들이 계속 됐다. 


힘을 얻기 위해서, 방법을 찾기 위해서, 불안을 해결하려고 자기 계발서 서적을 찾았다. 

한창 유튜브에서 떠돌았던 '성공하는 법'을 하나하나 실천해 보기도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 운동을 하는 것, 이불 정리를 하는 것, 모닝 루틴을 만드는 것.... 

할 때는 '이게 도움이 될까.' '나한테 진짜 필요한 게 맞나' 의심되는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잠깐씩 나에게 선물처럼 주었던 시간들이 쌓이자, 모든 상황에서 점점 여유로워졌다. 

여유는 한 발짝 떨어져서 문제를 바라보게 해 주고, 나의 모든 문제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짜 하고 싶어서, 목표가 분명해서 창업을 했다면 이렇게 모든 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회사가 싫어서 도망쳤기 때문에, 창업해서도 흔들렸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몰랐던 사람이라서 그렇다. 결국 2년을 헤매고 나를 들여다본 뒤에, 다시 회사로 돌아가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어쩌면 오래전 찜찜하게 남겨둔 숙제를 다시 풀기로 마음먹은 결정인 것이다. 

이곳에서 막혔던 문제를 풀어내고 나면, 어떤 문제가 와도 잘 풀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회사에서 일이 주어질 때, '스물여섯의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지금의 나와 결과물은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겠다. 오히려 그때의 내가 더 통통 튀고 과감한 생각들을 했을 수도 있겠다. 다만 모든 방황의 경험들, 그리고 나를 위해 보냈던 시간들은 뿌리가 되어 생각의 차이를 만들었다. 

예전에는 '이딴 걸 왜 나보고 하라고 하지?' 했을 텐데.

이제는 '이걸 했을 때, 난 뭘 얻을 수 있지? 나에게 올 이득은 뭐지?'라고 생각한다. 


직장 생활은 잡일처럼 여겨지는 일이 70%다. '이 따위 일을 나한테 줘?'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불행이 시작된다. '이 일을 해내면 나는 이런 부분이 업그레이드되겠다.' 혹은 '아 이런 잡일 그만하고 싶으니, 다른 부분에서 성과를 보여서 이 일을 못 주게 해야겠다.'라는 식으로 생각을 바꾸면 의욕이 되려 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한 걸음 먼저, 적극적으로 일을 마주하니 회사 일이 재밌고, 하루하루가 설렌다. 


물론 입사하게 된 조직이 창업 전 거쳤던 회사들에 비해 규모도 꽤 있고, 비교적 체계적인 탓도 있는 것 같다. 그전에는 정말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며 내가 해낼 수 없는 일들에 지친 기억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결국 어떤 일을 하든, 만족스러운 순간이 오기까지는 인내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인생의 법칙을 깨달았다. 시작은 달라도 자기만의 만족이 있는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과 탐험이 필수적이라는 진리. 






또 하나는, 창업 경험이 있었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인 것 같다. 

기업이 한 명의 인력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중대한 일인지 알게 되었고, 팀원을 잘 구성하는 것이 기업의 흥망성쇠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다양한 사례를 보며 배우게 되었다. 

나는 사람을 고용하지 않은 게 아니라 못했다. 외부 인력 한 번을 쓰는 것도 어렵게 결정하곤 했는데.... 

이 회사가 나를 고용하기 위해 들이는 리소스는 결코 연봉 단 하나만이 아닌 것도 알고 있다. 

따라서 나는 가치를 창출해야 하고, 잘 해냈을 때 회사에게 당연히 좋지만, 가장 좋은 사람은 '나'다. 

그 사실을 깨닫는다면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해내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세팅할 수 있다. 


내가 회사원 나부랭이라고 생각하면 그만큼밖에 안 되는 것 같다. 예전의 나는 그렇게 생각했기에 불행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나에게 남을 자산을 차곡차곡 쌓아간다는 태도로 임하면 매일을 더 윤택하고 가치 있게 보낼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요즘 내 삶은 너무나 건강하고, 행복하다. 

지금처럼 안정적인 마음이 얼마나 갈지는 사실 모르겠지만, 어떤 문제도 잘 해결할 것이라는 나에 대한 뿌리 깊은 믿음이 있다. 고난 뒤에 피어난 믿음이다. 


좋은 생각, 좋은 마음가짐이 행복을 만들 수 있다 -

뻔하지만 진리인 이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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