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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위로방문

by 포데로샤
추석맞이 고령 이산가족 위로 방문


추석은 흩어져 있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명절이다. 세상에 가족보다 소중한 사람이 어디 있던가. 나도 곧 부모님을 만나러 떠날 예정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이런 설렘과 달리 추석 명절에도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70년이 넘도록 말이다. 6.25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진 이산가족이다.


2025. 8월 말 기준, 남북 이산가족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수는 134,489명이다. 이중 99,178명이 돌아가시고, 35,311명이 생존해 있다. 사망자수가 생존자수를 넘긴 지 오래되었다. 생존자 중에 70세 이상은 29,766명(84.4%)이고, 90세 이상은 11,535명(32.7%)을 차지한다.


2009년부터 1년 여 구호담당으로 일할 때 이산가족 신청 접수 업무도 했다. 바쁘지는 않았다. 1988년부터 이산가족 접수가 시작된 터라 기등록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신 상봉이 시작되면 사무실로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 등록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거나 자신의 순서는 언제 돌아오는지 확인하는 전화였다.


기억나는 분 중 이산가족 상봉만 하면 울면서 전화하는 할머니가 계셨다. 할아버지가 실향민이신데 돌아가시고, 할아버지의 염원이던 가족 상봉을 본인이 살아 있을 때 직접 해 보고 싶다는 말씀이셨다. 이밖에도 북에 계신 형님 생사가 궁금한 할아버지, 형부 따라 북에 간 언니가 보고 싶다는 할머니 등 여러 분이 기억난다.


매년 설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적십자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산가족 위로방문이다. 이산가족 상봉의 필요성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 아픔을 위로하자는 취지다. 우리 지사에서는 이번 주 월요일에 한우, 과일 선물세트를 사서 회장님과 담당직원이 청주에 사는 103세 고령 이산가족 어르신 가정을 방문하고 왔다.


오늘 신문기사를 보니, 실향민을 만난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은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하다못해 편지라도 주고받게 하도록 고려해 달라"라는 말을 했다고 나왔다. 불교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일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고통이라고 했다. 그 요청에 화답이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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