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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롬콤 Jun 18. 2024

테이크 미 위드 유 - 새로운 가족이 된 여름과 약속

booker 시리즈 제 6화



나는 비극적이거나 어두운 내용, 추리나 공포 소설을 선호하진 않는다.

보통 내가 여러 번 읽어도 재미를 잃지 않는 소설은 로맨스, SF나 판타지, 가족소설이 대부분이다.

(좋아하는 영화들도!)

<테이크 미 위드 유>는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가는 따뜻한 가족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굉장히 조용하게 전개되는 소설이다.


처음에는 살짝 지지부진하다거나 뚜렷한 기승전결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그런 전개가 잘 어울렸다.

너무 극적인 사건들이 발생했다면 오히려 거리감이 있었을 것 같다.

처음 읽었을 때와 두세 번째 읽었을 때 다가오는 무게감이 조금씩 달랐다.


공식 책 줄거리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주인공 오거스트 슈뢰더는 우연히 만난 두 어린아이를 데리고 옐로스톤으로의 먼 여정을 떠난다.

사는 동네를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여름 방학 내내 여러 국립 공원을 보여준다.

말이 많은 세스와 말이 없는 헨리, 귀여운 강아지 우디의 무해한 조합과 잔잔하지만 꾸준하게 전개되는 각자의 이야기들에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된다.


그 과정에는 서로가 가진 상처, 알코올 중독과 금주 모임, 또 다른 모습과 형태의 가족, 상처의 치유와 작은 감동들이 담겨 있다.

그해 여름은 이들 서로의 인생이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나날이고, 각자에게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주는 나날이었다.



작년에 그랜드 캐니언 투어를 다녀와서 그런가?

미국 서부의 대자연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간헐천, 깎아지르는 절벽, 거대한 협곡과 암벽, 내리쬐는 햇볕과 나무들!

하나의 로드 무비를 보는 것도 같다.


사려 깊은 우정으로 시작된 여행은 세 사람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이어주었다.

그 여름 방학으로부터 8년이 지나 세 사람은 재회하고,

셋은 오거스트의 낡은 캠핑카를 타고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난다.

8년 전의 여름과 같은 날은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오거스트에게 너무나 필요한 시간이었고, 희망이라기보다는 삶과 존재의 이유를 만들어준 것이다.



가족이 아닌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도 우정을 넘은 사랑이 생기고,

그 사랑은 평생 갈 가족을 만들어 줄 수도, 잊지 못할 감동적인 여행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가족 안에서의 부재나 가족 밖에서의 공허함, 혹은 누군가를 잃은 경험이 있다면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슬프거나 극적인 이야기보다는

잔잔한 애정과 여행의 길을 함께할 수 있는 이런 이야기가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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