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정답이 없다.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면 참 피곤해진다. 살아가는 것은 정답이 없다. 각자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러한 면에 있어서 정답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밥을 먹던, 라면을 먹던, 고기를 먹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면 된다. 자신의 삶을 결정할 때는 다른 사람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남의 시선에 매우 민감한 문화라서 그런지 뭘 한 가지 해도 눈치를 참 많이 본다.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각자의 일상에서도 이런 경향이 강하게 보인다. 자기 인정 욕구가 참 강한 민족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캐나다에 10년을 넘게 살았던 적을 생각하면 그 차이는 뚜렷하다.
우리나라 뉴스를 보면 내 집 마련 내 집 마련한다. 그 기준을 30평 아파트라고 설정해 두고 내 집 마련이라는 단어를 쓴다. 전용면적 99.9 제곱미터 30평. 그러나 30평 아파트는 그냥 주거 형태의 하나일 뿐이다. 꼭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데, 우리는 이러한 정답을 두고 모두 아파트에 목을 매고 살아간다.
방 세 칸 30평 아파트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설계된 주택 형태인데, 현재 출산율 자체가 1명이 안 되는 현실에서, 지금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앞으로 결혼해서 4인 가구를 이루는 인구는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전 국민이 30평 아파트에 살아야 한다는 전제가 매우 웃긴 발상이다. 그 외 나머지 집은 집도 아닌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가끔 본다. 요즘 대부분의 1인 가구가 살아가는 원룸 형태의 집도 하나의 존재하는 주거 형태이다. 어떤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 들어가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들이대면서 패배감을 심어주려는 이상한 문화가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을까?
타인은 내 삶 자체를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우리는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삶을 쉽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상대방에 아주 지독하게 관심이 많다. 그만큼 자신의 삶에 집중해서 탐구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내가 토론토에서 지내면서 참 좋았던 점이 나 자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타인의 시선을 느끼는 분위기도 없었다. 다들 각자 삶에 너무 바빠 보였다. 우리는 삶의 심사 위원도 아니고 보통의 사람들이 얼마나 높은 식견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각자 인생 각자 책임 있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내 인생은 남들에게 평가받는 작품이 아니다.
우리는 상대를 평가하고 평가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각자 살아가는데 내가 불편하지 않고 내가 남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넓은 집에 살고 좁은 집에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준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내가 지내는 공간 자체는 남이 사는 곳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이다. 그 공간을 다른 사람이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것이다.
너는 잘못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삶의 방식을 따르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많이 본다. 스스로가 그런 강요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런 삶을 강요하는 자신은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말하는 것에 충실하게 살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간섭하고 말이 많은 사람 치고 똑바로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평가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남에게 평가받으려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자존감을 지키려면 내가 내 삶에서 불편함을 안 느끼면 된다
우리가 요즘 자존감 자존감 하는데 사실 벌 것 아니다. 자존감을 지키려면 내가 내 삶에서 불편함을 안 느끼면 된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가 우리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게 문제다.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안아주고 자기 자신을 존경하는 감정이다. 그런데 우리는 주변의 사람들을 간섭하면서 자신의 존재감만 높이려고 하지 정작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은 낮다. 오히려 남에게 관심을 주는 것이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내 삶에 집중하기 참 힘든 주변 상황이다. TV나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사실 우리 각자의 자존감을 스크래치 내려고 작정을 하고 만든 것 같이 보이는 영상들이 많다. 이제는, 우리가 무언가를 보더라도 가려서 봐야 한다. 요즘 시대는 그것을 다 믿고 보면 안 된다. 나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은 스크린 해서 골라서 볼 필요가 있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사는 것, 타인의 삶을 쉽게 평가하는 이러한 태도가 나도 하고 남도 다 하니깐 괜찮고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문제이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살지 않아도 된다.
내가 어떻게 사는지 살 게 될지는 내가 제일 잘 안다. 남들은 내가 어떻게 사는지 정작 모른다. 다들 각자 자기가 사는 방법에 큰 불편이 없고 자신의 판단에 살아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평가를 바라는 작품을 걸고 살지 않는 게 좋다. 타인의 눈높이를 만족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피곤해진다.
자신의 판단과 기준을 가지고 살면 된다. 그래야 우리는 이 힘든 세상에서 덜 상처 받고 자존감을 지키면서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