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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ONA VITA Feb 21. 2022

헤매기 4-2. 본격 셀프 도배

도배를 하며 인생을 배웠어요

정리만 한참을 하다가 토요일, 드디어 도배를 시작했다. 방 한쪽 붙이니 점심시간, 두 쪽 붙이니 저녁시간이 되어 천장은 다음 날인 일요일에 진행했다. 패기 넘치던 초반에는 너무 재밌었지만 다르게 뒤쪽으로 갈수록 급발진하고 참을성이 없어졌다. 이럴 거라고 당연히 예상했다. 


과정에 앞서 이틀간 분투한 후기부터 공유해보려고 한다. 벽지 하나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셀프벽지 비포 & 애프터(당일 저녁이라 약간 쭈글거림)

1. 해봐야 안다.

(찾아보는 것도 중요한데 일단 시도해야 한다.)


2. 하면 는다.

(집중하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3. 해야 할 일이 눈앞에 다가오면 3-4일 안에는 어떻게든 끝장을 봐야 한다.

(풀 바른 벽지라 안 하면 마른다.)


4. 서두르면 찢어지고, 너무 꼼꼼하면 늦어진다.

(1.8평 5시간 도배한 사람…)


5. 칼날은 매번 새로 잘라주어야 깔끔하게 잘린다.


6. 급발진하면 좋은 일은 안 일어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텐션을 유지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벽지가 찢어지거나, 손이 찢어진다.)


7. 찐득한 것들은 바로바로 젖은 행주로 닦아주어야 흔적이 남지 않는다.

벽지에 풀이 떡져서 굳는다. 이렇게 ㅎㅎ


8. 힘이 센 사람보다는 호흡이 잘 맞고 기꺼이 열심히 도와줄 사람이 한 명 필요하다. 천장은 한 명 더!

(섭외해 둔 동생놈은 도망가고 엄마가 너무 잘 도와줬다. 절반 이상은 엄마의 공이다.)


9. 고된 노동 후 마신 맥주와 노곤함이 뿌듯하다.

(찌꺼기 없는 편안함. 백수가 된 후 묘하게 몫을 다 하지 않은 것 같은 불안함이 있었는데, 훌훌 날려줬다.)


10.(중요) 완성한 모습이 쭈굴쭈굴해도 하루만 지나면 괜찮아진다. 시도를 너무 쉽게 판단하지 말자.

(힘들게 완성했는데, 안 하느니만 못한 것 같아 슬퍼졌었다. 하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할 리 없다.)

처음 붙였을 땐 저렇게 쭈글쭈글 했는데, 오른쪽처럼 깔끔하게 펴졌다.

셀프 벽지 붙이는 방법 + 꿀팁 정리


벽지를 붙이는 과정은 준비하고 알아보는 것보다 오히려 간단했다. 풀로 떡진 스티커를 잘 펴 바른다! 는 느낌. 글만 보는 것보다 유튜브 영상을 꼭 2-3개 정도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참고했던 영상은 아래 정리해두었다.


벽 > 천장 순으로 진행했고, 천장에 몰딩이 없는 구조였다. 원래는 천장 > 벽 순서대로 해야 한다는 할머니의 조언을 뒤늦게 들었다. 벽지보다는 천장이 더 어려웠기 때문에 벽지 먼저 하길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다.


준비물 : 

만능풀바른벽지

젖은 수건 2-3개 (자주 빨아야 함)

스타터키트(칼, 칼심, 몰딩자(칼받이), 면장갑) 

충분히 높은 발받힘(책상 사용함) 

정배솔

+ 잘 도와주는 한 사람.

Step 1. 벽 셀프도배

1) 벽 상태를 점검한다 : 콘센트/스위치 껍데기 벗기기, 먼지 털어내기

2) 풀바른 벽지를 하나 꺼낸 후, 남은 벽지는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잘 닫아 둔다.(아니면 풀이 말라버림)

3) 양쪽으로 접힌 벽지의 한 면을 편 후, 위 쪽부터 천천히 붙인다. 이때 천장과 벽이 수직이 아닐 수 있다. 벽에 맞춘다.

4) 위에 5cm 정도 여유를 둔 후, ㅅ자로 솔질이나 행주질을 하며 펴 내려온다. 나는 정배솔과 젖은 수건을 모두 썼다. 먼저 정배솔(빠르게 펴바름) > 젖은 수건(벽지 끝이 딱 붙도록, 풀을 닦아내기 위해) 

5) 벽지를 중간까지 붙인 후, 접혀있던 나머지 절반을 펴서 붙인다.

6) 장판이라면 장판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정도로,

걸레받이라면 몰딩자를 이용해 아래 남은 벽지를 자른다.

6) 1-3cm 정도 겹치면서 이어 붙인다.

(0.5mm-1cm를 권장하지만, 벽지가 넉넉하다면 맘 편하게 겹쳐도 괜찮다. 생각보다 티가 안난다. 오히려 아주 넓게 10-20cm 통째로 겹치면 더 티가 안난다. )

7) 콘센트(스위치)가 있는 부분은 무시하고 붙인 후, X자로 칼 집을 낸다. 그다음 몰딩자로 꾹꾹 누른 후 잘라낸다.

8) 창이 있을 때는 우선 붙인 후, 적당히 창틀을 덮을 정도로 잘라낸 다음 콘센트 테두리를 붙일 때와 동일한 방법으로 가장자리를 꾹꾹 눌러 붙인다. 

9) 벽의 폭에 맞춰 마지막 벽지는 남은 공간을 잰 후, 5-7cm 정도 넉넉하게 자른 후 붙인다.


*주의사항

- 콘센트나 스위치 등 별다른 변수가 없는 곳부터 시작하면 쉽다.

- 손톱으로 벽지 컨트롤하면 찢어진다.(맨손으로 함)

- 벽지 끝 부분은 마르기 전에 들뜨지 않도록 한번 더 꾹꾹 눌러준다. 

- 보이는 쪽이나 장판에 묻은 풀은 마르기 전에 꼭! 젖은 수건으로 닦아내야 한다.

- 콘센트나 스위치 부분은 마르기 전에 서둘러하는 것이 좋다. 


Step 2. 천장 셀프 도배

전체적으로 벽지와 동일하다. 의자 여러 개 + 사람 1명이 추가로 있으면 좋다. 


1) 주문한 폭과 길이에 맞게 방향을 확인한다.

2) 천장 끝 부분을 맞춘 후 빠르게 붙인다. 벽지보다 더 빠르게 하는 게 좋다. 잘 떨어진다.

3) 전등을 뗀 후 내려온 전선은 구멍을 뚫기보다는 직선으로 칼집을 내서 그 사이로 꺼내면 좋다. 


*주의사항

- 전등을 떼고 붙이는 것이 좋다. 훨씬 깔끔하고, 천장을 교체할 일이 생겼을 때 그대로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꺼비 집을 내리고 > 천장 등을 떼고 작업하자. 두꺼비집을 바로 켜야 하는 상황이라면, 전등을 뗀 후, 튀어나온 2개의 전선 끝에 절연테이프를 붙인 후 작업하자. 두 개가 같이 붙으면 찌릿하는 큰일이 날 수 있다. 

- 남은 벽지는 잘 말려서 일부 보관하면 좋다.(천장등을 바꿀 때 등)


찾아도 잘 안 나왔던 셀프도배 관련해 궁금한 정보(당연해서 그럴수도)


1. 벽지와 바닥이 만나는 곳 : 걸레받이 vs. 장판

걸레받이는 몰딩자의 폭을 잘 맞춰 기스나지 않게 잘 잘라주면 된다.

(아래쪽에 추천한 유튜브 영상에 자세히 나온다)

장판은 적절한 정도로 넉넉하게 잘라 장판 속으로 쏙쏙 넣어준다. 단면이 장판 안 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조금 대충 잘라도 괜찮다.


2. 정배솔 vs. 마른행주 vs. 젖은 행주

우선 마른행주 vs. 젖은 행주에서 승자는 젖은 행주!

겉보기에는 마른행주가 잘 닦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흔적이 남는다. 빨기 귀찮겠지만 마르기 전에 젖은 행주로 계속 닦아주는 것이 좋다.  


젖은 행주 vs. 정배솔 에서 젖은 행주는 필수, 정배솔은 선택.

정배솔은 스타터키트에 들어있지 않다. 있으면 좋다고 해서 추가 주문했다. 정배솔은 재빠르게 펴 바를 때 좋다. 그러나 행주로 어차피 한 번 닦아내줘야 한다. 정배솔만으로는 붙일 수 없다. 벽지에 풀이 잔뜩 묻어있기 때문에 초보가 붙이다 보면 여기저기 풀이 묻기 마련이다.  나는 일단 붙이기 > 정배솔로 펴 바르기 > 젖은 행주로 전체와 주변 한번 닦아내기 > 젖은 행주로 바닥 등 묻은 부분 덜어내기를 했다.


3. 칼심. 어느 정도 넉넉해야 하는가.

딱 2줄 썼다. 리필 칼심 여러 개가 들어가 있는 것 한 통이면 충분할 듯하다. 물론 면적이 크면 넉넉하게 2통이 좋을 듯.


4. 코너 부분 이어 붙이기 vs. 잘라 붙이기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렇지만 이어 붙이기를 할 때 가장 힘들었고, 주변에 풀도 잔뜩 남아서 슬펐다. 초보라면 잘라 붙이기를 추천한다. 끝 부분을 깔끔하게 자를 수 없다는 점이 약간 단점이지만, 마르면 그렇게 티도 많이 안 난다. 생각보다 이어 붙이기는 엄청난 난도라는 것!


5. 이전 벽지 색이 진할 때, 하얀 도배지에 비침은 없을까?

출처는 기억나지 않으나, A4 용지를 두 장을 함께 대보았을 때 비침이 없으면 괜찮다고 한다. 그대로 해보니 비침이 없었고, 실제로도 기존 파란색 벽지는 흔적 없이 깔끔하게 가려졌다.


6. 천장 등을 바꿀 예정인데 아직 못 샀다면, 전등 없이 전선인 채로 놔둬도 되는가?

천장 도배를 하려면 천장등을 떼야하는데, 아직 교체할 제품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 전선 채로 노출해도 괜찮을까? 전선이 서로 만나면 찌릿하고 감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절연테이프로 노출된 전선을 감싼 후, 두 선이 만나지 않도록 확실히 벌려두었다. 이렇게 하니 괜찮았지만, 확실한 정보는 아니므로 반드시 주의할 것! 제 경험을 공유할 뿐이에요!


참고한 유튜브 영상 목록

대표적인 것들만 모았으니 일단 이것들 먼저 본 후, 추가로 모르는 부분을 찾아보시길!


1. 하루의 시간 - 혼자서 풀바른벽지 셀프 도배 대성공!

가장 많이 본 영상. 도배 전 3번, 도배하면서 또 봤다.

도배를 처음 하는 분이 올리셨다. 심지어 혼자 하신다. 처음인데 엄청 잘하신다. 그래도 전문가보다 더 와닿는다. 날 것 그대로(?)의 영상에 다 하고 난 후 뿌듯한 표정이 인상 깊었다. 나도 저런 뿌듯한 얼굴이 되고 싶어서 셀프 도배를 더 쉽게 도전했던 것 같다.

*이 분은 벽과 벽이 연결되는 공간을 이어서 붙이셨는데, 정말 어렵고 풀이 많이 남는다. 웬만하면 잘라내는 게 베스트. 


2. 히수니의 셀프인테리어 - 셀프천장도배, 특별한 장비 없이 의자 두개로! 천장의 재탄생

역시 초보 분들의 영상을 먼저 찾아보았다. 완전 동일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참고하기 아주 좋았다. 


3. 문고리닷컴 - 월플랜 만능 풀바른벽지 셀프 도배방법

벽지 브랜드에서 알려주는 영상. 자세하고 꼼꼼해서 꼭 한 번은 봐야 한다.


이렇게 보면 대충 어떤 방식으로 벽지를 붙여야 하는 지 감이 생긴다. 그외에는 부분 부분 어려운 점이 있으면 '셀프도배 창틀', '셀프도배 창문' 등 키워드로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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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아는 한에서 답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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