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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책방 Jan 08. 2020

꾸준함 그리고 쓰는 것

김민식 <매일 아침 써봤니?>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첫째,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관점과 사고방식을 틀어주는 것이고 둘째, 생활과 행동에 변화를 주는 책이다. 김민식 pd의 <매일 아침 써봤니?>는 두번째의 이유로 좋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매일 아침마다 자기 블로그에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꾸준히 기록을 남긴 결과로 벌써 세 권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pd직을 은퇴한 후에는 블로그로 밥벌이를 하고 싶다고 하는 그의 꿈을 이루기 수월해보인다. 


직업과는 별개로 너무 좋아서 하지 않으면 안 될 일들을 생각해본다.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쓸 때마다 괴로운 것을 보면 좋아하는 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한동안 뭐라도 쓰지 않고는 못배기는 걸 보면 좋아하는 게 아닌 게 아닌 것도 같다. 좋든 싫든, 글쓰기는 오랫동안 나와 함께 할 행위임은 분명하다.    



대본이란 평범한 이야기 95퍼센트에 새로운 요소 5퍼센트를 가미한 것입니다. 그래야 대중에게 와닿아요. 주인공이나 이야기가 너무 비범하면 재미가 없어요. 현실감이 부족해서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되거든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봄 직한 이야기라야 비로소 몰입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예요. 평범한 기록이 더 재미있습니다. 쉽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비범한 삶을 꿈꾸기보다 비범한 기록을 꿈꿉니다.
나의 생각은 나만의 것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나의 생각은 듣거나 읽어서 나의 것이 된 거니까요. 생각을 묘사하다 보면 '가만있자, 이거 어디서 읽은 글 같은데?' 하면서 머릿속에서 자기검열의 종이 땡땡땡 울립니다. 글이 처지기 시작하고 쓰기 싫어집니다. 내가 보고 겪은 경험은 나만의 것입니다.  



무엇에 대해 쓸 지, 이렇게 쓰는 게 잘 쓴 게 맞는지를 항상 걱정한다. 그러다보니 쓰지를 못한다. 김민식 작가는 평범한 사람이 쓰는 소소한 글을 응원해준다. 자신의 삶도 평범하다던가 평균 이하였음을 강조하면서.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렇게 나은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고, 그러자 쓰기의 무게가 더해졌다. 첫번째 독립출판물을 만들고 나서, 꾸준히 써오던 책방일기도 한동안 쓰지 못하고 있다. 고작 나 정도의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글을 쓰는 게 괜찮을까. 다시 겁이 났다.  


내 경험에서 비롯된 글을 써야한다는 작가의 말이 고마웠다. 매일매일 사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니, 경험이 없는 나는 없다. 오직 필요한 것은 꾸준함, 그리고 쓰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경험할 것. 그럴 만한 순간과 만남을 글로써 잡아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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