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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Mar 05. 2024

고3도, 아니 고3이니까 하는 모둠활동

- 고3, 3월 첫 주 수업 이야기(1)

  올해 1학기는 고3, 화법과 작문을 맡아서 주 5시간 수업을 하게 되었다.  매일 새로운 수업을 준비해야 하니 벌써부터 정신이 없다. 하지만 아이들과 자주 만나니까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 것 같아 기대도 된다. 


  갈 길이 뭐니까 3월 첫 주 두 시간은 '미리 배움터'의 의미로 진행했는데, 두 번째 시간부터 모둠을 만들어서 4~5명씩 앉게 했다. 첫 대화 주제는 '이모지 키친으로 자기소개하기'이다.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를 상징하는 이모지 두 개를 선택해서 새로운 이모지를 만들어 보게 했다. 그것을 복사해서 수업용 학급 단톡방에 각자 올리고, 모둠 내에서 자기가 만든 이모지를 친구들에게 핸드폰으로 보여주면서 만든 과정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https://brunch.co.kr/@googeo4s5z/435


  '고3이 되기 전의 나'와 '내가 바라는 고3의 모습'이 합쳐진 새로운 이모지에 제목을 붙여서 소개하면 더 좋다고 했다. 그랬더니 어떤 학생은 자기가 만든 아래의 이모지에 '결과를 위해 수면은 포기한다'라는 제목을 붙여서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학생도 지난날을 성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하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친구들에게 진솔하게 말해주었다. 지난 2년 간의 고등학교 생활이나 목표는 다르지만, 걱정 반 기대 반이 섞인 고3 첫 주의 마음을 털어놓고 서로 공감해 주니까 다들 표정이 밝아 보였다. 모둠으로 처음 앉아있을 때의 무겁고 어색한 분위기가 아이들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섞이면서 공기의 흐름이 조금씩 상쾌해졌다.  



  본격적으로 고3 수업을 하기 전에는 공부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미리 아이들에게 온라인 설문으로 받은 '수능 국어영역 공부에 관한 고민'을 학급마다 PPT로 만들어 보여주고, 모둠별로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했다. 자신이 적은 고민에 대해서도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화면에 있는 다른 친구들의 공부법 고민에 대한 조언도 정리해서 적은 후 사진을 찍어 학급 단톡방에 올리도록 했다.


  올라온 사진을 보면서, 모둠별로 토의한 내용을 간단하게 발표했다. 수능 국어영역 공부의 어려움을 공유했던 이 경험이 앞으로 어려운 제시문을 함께 분석하고, 문제를 같이 풀면서 자연스럽게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마음 급한 고3도 수능 공부를 주제로 모둠활동을 하니까, 다른 학년은 더 편하고 재미있게 공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3월 첫 주가 가기 전에 한번 도전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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