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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Apr 18. 2024

영화 <랜드(Land)> 중년이 된 X세대를 위한 영화

  로빈 라이트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제니' 역으로 유명한 배우이다. <포레스트 검프>를 1994년에 처음 본 이후로 지금까지 5번은 더 봤지만, 톰 행크스의 명연기에 밀리지 않는 포스를 보여준 그녀가 계속 기억에 남았다. 태어날 때부터 불행했던 제니가 자유를 갈구하는 치열한 삶을 통해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해 가는 장면들은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했다. 




 중년이 된 로빈 라이트를 다시 만난 건, 2021년에 개봉한 영화 <랜드>를 통해서이다. 영화 소개 사이트에 나와 있는 아래 문구만 보면, 예상할 수 있는 감정선을 따라가는 뻔한 스토리로 짐작이 된다. 영화 포스터도 자연 다큐멘터리처럼 너무 털털하다.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고 정상적인 일상 생활이 어려워진 ‘이디’(로빈 라이트)가 광활하고 거친 산속에서 다시 홀로서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 이야기 



  하지만 이 영화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뻔하지 않았고, 디테일을 대충 만든 뻔뻔한 영화도 아니었다. 로빈 라이트의 연기는 당연히 훌륭하고, 감독으로 첫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영상도 아름답고 연출도 신선하다. 아니 첫 작품이라서 하고 싶은 대로 밀어붙여서 사고를 친 것처럼 보인다. 자극적인 소재와 현란한 CG로 유혹하는 영화가 가득한 산맥 속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한 채의 오두막 같은 영화이다. 주인공 '이다'가 선택한 삶처럼 말이다. 


  모든 세대가 공감할 내용이 많지만, 특히 4~50대가 된 우리나라의 X세대가 이 영화를 본다면, 잔잔한 감동을 선물 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10대부터 현재까지 10년 단위로 위아래가 확 뒤집어지는 롤러코스터 같은 세상을 살며 어느새 머리가 희끗희끗해지고 얼굴에 주름이 선명해진 60, 70년대생들. 크고 작은 스트레스 폭탄이 터지는 직장 생활, 시끄럽고 번잡한 도시 생활, 그리고 평온한 순간이 드문 가정 생활에 지친 나와 비슷한 세대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바쁘신 분은 영화 소개 유튜브에서 찾아보셔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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