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것을 작은 창으로 바라보며, 한달에 두어번 꼭 필요한 볼일 외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기억이 흐려지고 감각이 상실되어 불투명한 창가에 비친 그림자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이제 거의 기억나지 않아요. 간혹 예전의 사진들을 보며 퍼즐을 맞추듯 기억을 짜맞춥니다. 좁은 기억속에서 나는 늘 나쁜 사람이에요. 거기에서 생각이 멈춰버린채로.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매일 시간이 되면 꼬박 꼬박 약을 먹고 잠 잘 준비를 하지요. 비로소 의식의 짐을 내려놓은 무의식의 나를 안고 구슬픈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어디에도 없는 사람.
잠 든 내가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