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깊은 우물속에 혼자서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어요. 그냥 대충 살거에요. 그리고 혼자 머무를거에요. 아무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못난인간은 혼자 버려져도 괜찮은거에요. 아주 당연한 거에요.
깊디 깊은 우물속에 내동댕이쳐진 것처럼 축축했어요. 미끌거렸어요. 온몸이 젖어들어 춥고 소름이 끼쳤어요. 하지만 날 들여다보고 있는 얼굴들은 웃었어요. 꼭 너처럼.
손톱이 빠져나가도록 벽을 긁는 나를 보며 넌 웃었어요. 아직도 난 그곳에 있는데. 뿌연먼지가 너덜너덜한 육신을 덮을때. 달그림자가 나를 가릴때.
황사처럼 흐릿한 사람이 될거랍니다. 저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