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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탈때 이 노래 -1

by 박요나

낭만과 젊음이 넘치는 도시 캘리포니아(California)

- ‘California Dreaming’ by 마마스 앤 파파스(Mamas & Papas)

국내 팬들에게는 영화 ‘중경삼림(Chungking Express. 왕가위 감독. 임청하. 금성무 주연. 1994)의 타이틀곡으로 잘 알려진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g‘은 삭막하고 비인간적인 도시를 떠나서 낭만 가득한 이상향으로 가고 싶어 하는 모든 청춘에게 바치는 히피들의 찬가였다.

히피문화와 포크록이 붐을 일으키던 1960년대는 반전과 평화를 노래하는 자유로운 영혼들의 시대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따뜻한 남쪽 나라 캘리포니아는 사랑과 자유의 정신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의 성지와도 같았다.


1965년에 캘리포니아에서 결성된 마마스 앤 파파스는 캐스 엘리오트(Cass Elliott)와 미셀 길리엄(Michelle Gilliam), 그리고 데니 도어티(Denny Doherty)와 존 필립스(John Phillips) 등의 여성 두 명과 남성 두 명으로 구성된 혼성 포크 록 그룹으로, 마마스 앤 파파스라는 그룹명은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남자와 여자를 지칭하는 속어에서 따온 것이다.


이들은 1966년 발표한 [If You Can Believe Your Eyes and Ears] 앨범의 수록곡 ‘California Dreaming’이 대히트하면서 세계적인 그룹이 되었다. 노래의 작곡자 존 필립스는 스코트 맥켄지(Scott Mackenzie)가 부른 ‘San Francisco(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를 작곡해 역시 크게 히트시켰다.

가을과 가장 어울리는 도시 뉴욕(New York)

- ‘Englishman In New York’ by 스팅(Sting)

I don’t drink coffee

커피는 필요 없어요.

A walking cane here at my side I take it everywhere

난 산책할 때면 어디든 지팡이를 가지고 다니죠.

A gentleman will walk but never run

신사는 절대 뛰지 않는 답니다.

I’m an alien, I’m an Englishman in New York

난 이방인이에요, 난 뉴욕에 사는 영국인이지요.

클래식과 팝, 록, 재즈까지 경계 없는 폭넓은 음악관을 가진 세계적인 뮤지션이자 영화배우이고, 열성적인 환경운동가이며 엠네스티의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스팅(Sting)의 예술작품들은 데뷔 4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그만의 고유한 아우라를 보여주고 있다.

스팅이 1988년 발표한 앨범 [...Nothing Like The Sun]에 실려 있는 ‘Englishman in New York’의 뮤직 비디오는 흑백 처리된 뉴욕 맨해튼의 겨울을 배경으로, 대다수를 위한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소외된 불특정 소수들의 쓸쓸함을 색소폰과 타악기의 재지한 리듬 속에 담아냈다.


노래 제목이 뜻하는 ‘뉴욕에 살고 있는 영국인’은 영국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자이며 저널리스트였던 쿠엔틴 크리스프(Quentin Crisp)를 의미한다.

스팅은 노래와 함께 쿠엔틴 크리스트가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로 그에 대한 헌정을 표했는데, 이것은 보수적인 영국사회에서 게이라는 성정체성을 떳떳이 밝히고 자존감을 잃지 않고 살아온 노예술가에 대한 경배이자 흔들리는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소수자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Philadelphia) 안개 풍경

- ‘Streets Of Philadelphia’ by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화 ‘록키(Rocky)1’에서 실베스타 스탤론(Sylvester Stallone)이 박물관 계단을 뛰어올라가며 만세를 외치던 곳으로 남아있는 도시 필라델피아는 19세기 초까지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

영화가 잊혀진 것처럼 도시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던 필라델피아는 조나던 드미(Jonathan Demme) 감독의 영화 ‘필라델피아(Philadelphia)’(1993)속에서 다시금 재조명되었다.


영화 속에서 에이즈에 걸린 변호사 역할을 맡았던 톰 행크스(Tom Hanks)는 생애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주제가 ‘Streets Of Philadelphia’로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1994년 제 37회 그래미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1975년 발표한 3집 [Born To Run]이 빌보드 앨범차트 3위에 오르며 '노동자의 대변인’라는 호칭으로 그해 미국의 양대 시사주간지 ‘타임(Time)’과 ‘뉴스위크(Newsweek)’의 표지를 동시에 장식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1980년 [The River)]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했고, 1982년 발표한 [네브라스카]가 빌보드 3위, 그리고 1984년 발표한 [Born In The U.S.A.]가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세계적 스타가 되었다. 그의 노래 ‘Born In The U.S.A.’는 베트남 참전 용사의 절망과 고통을 다룬 노래로 미국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곡이었지만, 역설적으로 미국의 ’신애국주의’를 고취시키는 아이러니한 운명의 곡이 되었다.

너를 기다리던 삼청동길

‘삼청동’ by 루시드 폴

루시드 폴(본명:조윤석)은 대학교 1학년 재학 중이던 1993년 18세의 나이로 ‘거울의 노래’로 제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면서 음악계에 데뷔했다.

1997년 모던 록 밴드 미선이를 결성하고 체리필터의 데뷔작으로도 알려진 컴필레이션 음반 [해적방송]에 참여한 이후 1998년 1집 정규 앨범 [Drifting]을 발표했다.

멤버들의 군입대로 미선이의 활동이 중단된 이후, 2001년 솔로 앨범 1집 [Lucid Fall]을 발표하고부터 예명을 루시드 폴로 활동하고 있다.


불과 십몇 년 전의 삼청동은 갤러리가 많은 경복궁 길을 지나 걸어 올라가면 작은 북카페들과 작은 옷가게들 그리고 그만큼 작은 식당들이 있던 걷기좋은 데이트 코스였다.

돌로 담을 쌓은 오래 된 은행 건물이 낮게 자리를 잡은 그 거리는 여름이면 비쩍 마른 가로수에 내리쬐는 햇빛을 그대로 받고, 가을이면 낙엽이 수북한 돌담길을 따라 북악 스카이웨이로 향하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던 곳이었다.

가깝지만 이젠 멀어진 풍경 속에 간직한 애틋한 추억이 촌스럽게 살아있는 곳 삼청동. 루시드 폴의 노래를 들으면 밤새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는 삼청동 거리를 걷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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