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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Jan 10. 2024

동심일기2

눈 오는 날

올 겨울 들어 네 번째 눈이 내렸다. 대설주의보다 뭐다 할만큼 꽤 많은 양의 눈이 쌓였다. 암튼 눈 좋아하는 우리 부자로서는 얼마든지 환영이다. 겨울방학이지만 아들은 돌봄교실에 다니는 중이다. 9시 반까지 학교에 가는데, 나는 산책삼아 아들을 데려다 준다.     

 

-아빠, 눈을 밟으니 뽁뽁 소리가 나.

-뽀도독 아니고 뽁뽁이라고?

-어, 저기 누가 눈사람을 만들었네.

-와, 근사한데

-아빠, 눈썰매랑 얼음썰매랑 다르지?

-어, 그렇지. 눈썰매는 눈에서 타고...

-아빠 근데 오늘은 몇시에 데리러 올 거야

-2시 반에 갈게

-더 일찍 데리러 오면 안돼?

-알겠어. 그럼 이따가 우리도 눈썰매 탈까?

-좋지.     


눈 오는 날 아침, 등굣길에 아빠와 아들 간엔 이런 대화가 오간다. 아들을 교실에 들여보내고 눈 내리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바라보며 잠깐 멍을 때렸다. 내 유년시절이 떠오르고 눈 오던날 신나서 놀던 추억이 줄줄이 이어졌다. 갑자기 이승환의 노래 “크리스마스에는”가 떠올라서 흥얼거렸다. 뿐인가 조하문의 “눈 오는밤”도 떠오르고, 이정석의 “첫눈이 온다구요”도 떠오른다. 


이따 오후에는 아들과 눈썰매를 타고 눈오리도 만들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아들 친구들로 맺어져 친하게 지내는 아파트 이웃들과 강원도 평창에 가서 스키장, 눈썰매장도 가고 별장에서 1박을 하며 신나는 겨울 추억을 만들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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