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 e Oct 30. 2024

지옥 시즌2

미지의 세계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좋아한다.

혹평을 받았던 작품도 뛰어난 작품도 많은 다양한 필모를 가진 연상호 감독의 작품들 중

특히 초기 애니메이션 작품이 연상호 감독의 스타일을 더 잘 드러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난 돼지의 왕밖에 못 봤지만 사이비나 다른 작품들도 기회가 되면 보고 싶다.


지옥 1을 통해서 넷플리스를 가입하게 되었고 지옥시즌1의 마지막 장면을 보며 시즌2가 나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25일 공개되자마자 전편을 몰아서 시청했다.

유아인의 정진수가 너무 강렬해서 사실 김성철 배우의 정진수가 존재감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옥시즌에 정진수가 이야기의 주축이 되었다면 시즌2부터는 민혜진(김현주배우)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것 같다.

시즌2를 정주행하고 나서 이게 호불호가 갈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포탈의 반응을 찾아보았는데 역시나 공개 후 반응들이 시즌1보다는 폭발적인 느낌이 덜한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건 좋아하는 사람들은 극호 아닌 사람들은 재미없다고 양극으로 나뉘는 것 같다.

또 다른 글로벌 차트에서 조금씩 상위로 진입하는 국가들도 보이긴 한다.


이런저런 반응을 차치하고

나는 지옥이라는 작품에 대해서 굉장한 끌림을 받았고 이 세계관이 어떻게 확장되고 해석되어 풀어갈지에 대해서 매우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혹자는 떡밥만 뿌리고 회수를 안 한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는 창작이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든다.


시리즈를 본 뒤 이동진 평론가가 연상호 감독을 인터뷰한 영상을 보았는데 연상호라는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자에게 더 인상적인 임팩트를 받게 되었다.

https://youtu.be/0E1m7b935BE?si=IHeKmb8n6nM57Jjq


나 또한 지옥에서 화살촉과 같이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행태의 모습을 오래 지켜보는 것이 영상을 보는 데 있어서 조금 과한 느낌을 받지만

영화가 과장된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종교적 이단단체들이 행하는 드러나지 않은 괴이한 행위들은 이것들과 다르지 않음을 여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연상호 감독은 최규석 만화가와 지옥에 대한 창작을 협업하면서 좀 더 내용이 날카롭고 유연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작이 외로운 작업이 아니라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이야기가 가지를 치고 뻗어나가는 것을 보며 정말 효과적인 창작 파트너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서로 스타일이 많이 달라 보완적인 영역을 가진 두창작자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시즌2를 보면서 지루하지 않았고 나도 모르게 마지막 화까지 정주행 했던 것은 이야기의 흡인력이 굉장하다고 인정하게 된다.


지옥이라는 이야기에 매료된 이유는

시즌1에서는 종교나 믿음 그리고 거기서 촉발되는 행위들의 옳고 그름들이 어떻게 사슬처럼 이어지는가에 대해서 나에게 큰 질문을 던져주었기 때문이다.

시즌2에서는 종교라기보다는 이 사회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들이 어떻게 충돌하고 관념적인 사상들이 사람들의 삶과 행동의 방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다고 느꼈다.

두 가지 모두 나에게 큰 관심사이자 내내 곱씹게 되는 주제였다.

종교는 윤리를 능가하는 절대적인 진리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인간 사회에 닿아 그 진리가 윤리의 뿌리가 되고 윤리를 통해 사회 시스템을 조직하고 그것이 사회를 지탱해 나간다.

그러나 이 세계는 다양한 종교와 다양한 윤리적인 사상들이 혼합되어 있다. 그리고 땅 위에 서있는 인간은 각자의 종교나 윤리 신념들을 가지고 자신의 것이 맞다고 대립하며 싸운다.

한 가지의 절대적인 것에 대해 이 세계에서는 한 번도 통합되지 못했다.

지옥의 이야기에서는 가시적인 일관된 현상으로 보이는 천사와 사자 그리고 고지 시연 등을 통해 보이는 것으로도 각자 해석이 다르고 여러 사상으로 갈라지고 있다.

지옥은 전체의 사회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개개인으로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에도 포커스를 맞춘다.


그래서 이야기를 벌여놓은 채 끝난 지옥시즌2의 다음 시즌이 꼭 만들어졌으면 하고 기다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