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보다 적확한 단어는 없다.
얼마전, 온라인 친구로만 지내다가, 일본에서 처음 만난 지인이,
부모님에 대한 부채감을 얘기했다.
나 역시 비슷한 결이 있기에, 매우 공감했다.
그동안 내가 가족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감정의 표현이, "부채감"으로 적확하게 떨어지는 듯 했다.
부모님은 나에게 잘해주셨고, 잘 키워주셨다.
보상을 바라는 말씀이나, 기대를 바라는 말씀을 잘 하지 않으셨음에도,
나는 뭔가 그분들께 잘해야 한다는 부채감이 늘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한것도, 그분들이 좋아하시니깐.
지금 이렇게 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분들이 딱히 요구하지 않으셔도,
뭔가를 주문해 드리고, 챙겨드리고, 공연보여드리고, 그런다.
지금도 임영웅 콘서트보러 광주에 모시고 가는 중이다.
그런데, 그게 나 역시 마냥 부담없이 기쁜 맘으로 하는게 아니라,
의무감, 의무방어전의 느낌으로 하기에,
부채감이라는 표현을 쓰는 거다.
그래서, 늘 어려서부터 집을 떠나고 싶었나 보다.
그들의 곁에 있을때, 나는 나 자신에게 집중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들이 신경쓰이다보니, 나는 나의 한정된 에너지를 거기에 써버리고,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대학을 가면서, 집을 떠나 최대한 멀리 갔다.
미국으로도 갔다.
그러다가, 또 그놈의 부채감때문에, 결국 다시 그들의 곁으로 왔다.
그렇지만, 결코 편하지 않았다.
내가 그들에게 배려하고 베푸는 걸,
그들은 결코 감사해 하질 않았다. 그냥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렇다고 내게 더 한걸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러다보니, 내가 그 줄을 놓으면 되는데...
그들도 내게 요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 곁에서 머문다...
나는 가족의 곁에서, 결코 나일수 없는 사람이다.
이런 거의 비슷한 얘기를 일본에 있는 타인에게서 들었다.
본인이, 본인의 부모님에게서 느끼는 부채감으로 인해 엮여진 관계를.
장녀 컴플렉스인가도 싶고, 지나친 책임감인가도 싶다.
거기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