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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트너 고보경 Aug 30. 2023

막장 드라마 좋아하시나요?

브레인롤플레잉

한 번 보면,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막장 드라마!​​ 

왜 그럴까요?


“엥? 저게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야?”


그러면서, 계속 보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뇌 입장에서, 막장드라마는 약간 에너지를 절약시켜 준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뇌에서도 이런 막장 드라마가 쫙하고 자주 펼쳐질 때가 있으니까요. 그게 언제인가 생각해 보면, 주로 갈등 상황 속에 놓여 있을 때입니다.


내 입장에서 이해 가지 않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알게 모르게 우리 뇌에서는 막장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내 뇌에서 이런 드라마가 펼쳐지면, 나는 어떤 역할을 맡게 되죠?


당연히 내 뇌 연극이니까. 주인공이 됩니다.

보통 드라마 주인공은 어떻죠?


항상 착하고, 열심히 하고, 성실하고, 이런 캐릭터로 묘사되죠.


반면 나와 문제가 있거나, 갈등이 있는 상대방에겐 어떤 배역을 부여하죠?


맞습니다. 악역 캐릭터를 강제로 부여해 버립니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는 나를 괴롭히는 인물로 캐릭터를 창조하는 거죠. ​​


이런 뇌 안에 막장 드라마의 치명적 단점은 뭘까요?


한 번만 방영되는 게 아니라는 것.

계속해서 재방송된다는 겁니다. 이 드라마가 재방송이 되면 될수록, 실제 인물인 상대방은 더 왜곡돼 더 나쁜 사람이 되어 버려요.그런데 내 뇌 안에서 펼쳐지는 연극을 상대는 관람할 수 없기 때문에, 나만 힘을 빼게 돼요.


뇌 안에 거울 (신경망) 시스템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마치 진짜처럼 시뮬레이션되니까요.


스스로를 막장 드라마의 착한 주인공으로 설정해 놨기 때문에 상대 역이 악역으로 왜곡되면 될수록 더 가혹한 구박을 받죠.


매일 똑같은 막장 드라마를 계속 연기하는 배우도, 재 관람하는 관객도 모두 '나' 자신입니다.


내 뇌가 펼치는 연극 속 관객은 여러 명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한 사람, '나' 자신입니다.

저는 이걸 '최소 관객'이라고 부릅니다.


나는 나의 '최소 관객'이죠.


내가 나의 관객이 되는 건, 좋은 일입니다만, 막장 드라마에서만큼은 좋지 않죠. 지나친 두뇌 공감 시스템 활성화로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비되니까요.


반면, TV에서 방영되는 진짜 막장 드라마는 어떨까요?


보통은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잖아요. 드라마 작가는 원고료도 많이 받고, 영향력도 굉장하죠.


출연하는 주연 배우들은 어떨까요?

당연히 드라마 인기가 좋으니, 배우들도 인기가 많겠죠. 현실에서는 내가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꾹 참고 견디지만, 막장 드라마에서는?​


"김 비서 처리해. "


이렇게 처리(?)가 됩니다. 우리 뇌에서 펼쳐지는 연극이 실제 TV 속 막장 드라마에서는 바로 실행에 옮겨지죠. 때문에 어떨 땐 통쾌한 기분이 들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욕하면서도 막장 드라마를 보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럼, 내 뇌에서 펼쳐지는 막장 드라마를 어떤 식으로 봐주면 좋을까요?

공감은 뇌가 펼치는 연극이다.

여기의 힌트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연극일 뿐이잖아요.

진짜가 아니란 말이에요. 상대는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닐 수 있어요. 단지 내 뇌 안에서 펼쳐지는 연극 속의 캐릭터일 뿐이에요.


심리화 시스템(마음 이론)을 통해 타인을 공감하는 우리 뇌는 항상 타인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특정한 행동을 생각해요. 그래서 끊임없이 타인의 행동에서 그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별 의도 없는 타인의 무표정한 인사에도 숨은 의도를 찾으려고 애씁니다.


‘나 혹시 쟤한테 뭐 잘못한 거 있나?’

‘쟤 나 미워하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막장 드라마 대본을 쓰는 거죠. 그것을 반복하다, 괴로우면?


결국 우리 뇌는 타인을 ‘사물화’ 하기도 한답니다. 사물화는 빠르게 두뇌 공감 시스템에 멈춤 버튼이 되어주니까요.


그래서 실제 막장 드라마에서, 악역들이 마음에 안 드는 주인공을 뭐라고 불러요?


“저 물건 치워!”

'물건 = 사물화'


타인을 공감하기 어렵거나, 고통스러울 때, 우리 뇌가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공감 본능을 마비시키는 겁니다. 공감 제로화에 시도하는 거죠. 사실 본능을 마비시키는 건, 소시오패스가 아닌 이상 쉽지 않죠.


그럼 우리는 뇌 안에 펼쳐지는 막장 드라마를 멈추기 위해 '사물화' 대신 뭘 하면 좋을까요?​


사물화 대신 (0000) 해보면 어떨까요?



- 다음 편에서 계속 -


※ 이 컨텐츠는 유튜브 채널 <강연극 브레인롤플레잉> 컨텐츠입니다.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r65NMeBcMrI?si=48kpsEokltEf85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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