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피해가 심각하던데 거긴 괜찮아?
"태풍이 심하다고 하던데 거긴 괜찮아?"
"이번 지진 피해가 심각하던데 거긴 괜찮아?"
이렇게 안부를 물어와 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 한 건 사실이다.
한편, 일본이 올해 특히 많은 자연재해를 입으면서 일본에서 살아가는 게 과연 괜찮은 건가?라는 마음이 들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서 괜찮아!"
라고 답을 하는 나이지만 실제 오키나와도 예전에 비해 잔 지진이 늘어나고 있고 몇십 년 전에는 오키나와 미야코 섬에 큰 해일이 일어 많은 사상자를 낸 역사적인 기록도 있다. 평균 해발 20미터밖에 안 되는 섬 동네의 오키나와도 결코 자연재해에 영원히 안전한 곳이 될 수는 없는 법.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오키나와가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은 것은 드물었던 것 같다. 의외로 태풍이 오키나와를 벗어나 일본 본토 쪽으로 이동하면서 일본 본토가 크게 피해를 입었는데 어제 오키나와의 어르신과 술자리에서 간사이공항 태풍 피해 및 삿포로 지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키나와는 태풍이 와도 목재 주택이 적고 콘크리트 주택이 많아 주택 피해는 적은 것 같다면서 일본 본토에서 태풍에 대한 대책을 배우러 오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나도 처음 오키나와에 와서는 태풍 그까지 것이 뭔 크게 피해가 있겠어? 바람이 좀 강하게 부는 것이겠지 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물론 태풍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인데 그 생각은 온 지 얼마 안 되어 대형 태풍을 맞게 되면서 싹 사라지게 되었다. 태풍이 온다는 예보를 접하게 되면 오키나와 사람인 와이프보다 더 설레발을 떨며 베란다의 물건을 정리하고 단수를 걱정해 물 받아 놓을 준비, 정전에 대비한 건전지, 손전등 등을 준비하는 일을 하게 된다. 10년이 넘어가는 지금에야 그런 준비도 많이 익숙해지기도 했다.
이번 삿포로의 지진의 경우 진원지 근처 마을이 산사태로 집을 덮치면서 많은 행방불명, 사상자 등이 발생을 했는데 TV 속에 한 고등학생이 자신은 운이 좋아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부모와 여동생은 아직 산사태로 부서진 집과 흙더미에 있어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를 하면서 "최근 히로시마의 산사태 피해를 보면서 여기는 저런 피해가 안 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자기가 직접 피해를 입게 될지는 생각도 못했다" 고 말하는 것을 들으니 홋카이도의 삿포로 또한 저런데 오키나와도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는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했다.
자연을 이기고는 살아갈 수야 없겠지만 최근 일어나는 일본의 여러 가지 재해를 보면 현재 살고 있는 오키나와의 삶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런 다행히 계속되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이 왠지 최근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미안함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