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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집 Feb 25. 2024

내가 알츠하이머에 걸린다면

연금과 보험


1. 월요일은 힘들다. 웬만하면 점심은 따로 먹는다. 브런치 집에 가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연금 부자 습관>을 읽었다. 새해 버프를 받아 여러 자극을 받았다. 회사로 복귀해선 연말 정산을 하고, 작년에 친구들과 스터디하며 만든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오랜만에 들여다보고, 연금저축계좌로 적립식 매수를 다시 시작했다. 영양제도 6개월치를 구입했다.


2. 평균 수명을 넘어서 살게 된다면? 60세에 은퇴했는데 110살 넘겨서 산다면? 은퇴 이후 꾸준한 현금 흐름 창출을 위해서라도 연금을 잘 들여다보고 준비하고 싶다. 책에선 이런 대목도 있다 “지출을 줄이고 연금을 최대한으로 준비하는 것보다도 재무적으로 더 훌륭한 노후 준비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평생 현역’이 되는 것입니다.” 아직 은퇴 이후가 잘 와닿진 않지만… 미리 생각해볼 문제다.


3.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나 혼자는 어떻게 살 수 있겠는데, 부양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경제 활동이 끊기면? (얼마 안 남은 듯 함) 엄마가 치매에 걸리면? (알콜 너무 마셔서 걱정됨) 올해의 목표는 보험 준비를 잘 해두는 것이다. 대충 엄마가 가족들의 보험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가족이 어떤 보험을 들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지금 들어놓으면 좋을 보험을 신청해야겠다.


4. 결국… 간병과 돌봄에 대한 걱정이다. 걱정이 막연할 수록 정확하게 현상을 들여다보는게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읽다가 나도 띵해진 대목이 있었다.


“고령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의 하나인 치매는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큰 고통을 주는 질환입니다. 제 주변 얘기를 잠깐 하자면, 얼마전 저랑 아주 가까운 동료인 L이 자신의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렸다면서 간병비 걱정을 했습니다. 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있어서 간병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더니 L이 “나 그 보험 가입 안했는데?”라고 말해 깜짝 놀란적이 있습니다.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노인장기요양보험에는 자동으로 가입됩니다. 제가 알기로 L의 시어머니는 L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올라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가입되어 있는데 L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매월 건강보험료액의 11.52%를 장기요양보험료로 납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5. 나도 몰랐다. 오늘 연말정산을 하면서 홈택스를 확인하니, 정말 건강/고용보험료 항목에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두 항목이 있었다. 적어도 나와 관련된 사회보장 서비스는 잘 파악해두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6. 한편 책에서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과 ‘복지로’ 사이트를 추천해줘서 회원 가입했다. 전자에서는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연금 적립액이 어디에 얼마나 쌓여 있는지, 몇살에 얼마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조회해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복지로’ 사이트에서는 개인의 상황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안내해주는 ‘복지멤버십’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엄마와 동생에게도 확인해보라고 사이트를 알려줬다.


7. 질병, 간병, 돌봄은 내가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상상하기 어렵지만 (상상하기 싫다에 가깝다). 3년 전 낸 책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에서도 이런 말을 썼다.


8. “샤이크는 아빠의 알츠하이머를 지켜보며 자신의 질병을 보다 구체적으로 상상했다. 나도 아빠의 죽음으로 건강과 질병에 대해 전과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질병과 죽음은 내 삶에 훌쩍 가까워졌다. 이왕이면 잘 준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절대로 질병에 걸리지 않겠다는 불가능한 다짐이나, 돌봄의 사회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선언으로는 부족하다. 나는 샤이크처럼 나의 질병까지도 준비하고 싶었다. 불안에 대한 강박 대신, 내 삶에 어떤 옵션이 예상치 못하게 진행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싶다. TED 강연에서 본 샤이크의 마지막 말을 덧붙인다“


저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20년 안에 저를 보호할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오는 거예요.

하지만 그 병에 걸린다면, 저는 준비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2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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