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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Han Jan 27. 2024

부부라고 같지 않아

Apr. 2, 2020

아내와 나는 다른 존재다. 살면서 지향하는 큰 틀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지 몰라도, 평소에 즐거움을 느끼는 포인트나 불편함을 느끼는 요소들은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같은 사회 이슈를 접할 때도 받아들이는 심각성의 정도가 다를 것이고, 어떠한 일을 할 때의 처리 방식이나 결과를 대하는 마음도 같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서로에게 내 기준이나 기분에 맞추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나와 꼭 같은 사람이 아님을 인지하고, 나와 다름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사실, 살면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다름'은 옳고 그름이 없고 정답이 없는 것들이더라. 그러니 법적, 도덕적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아니면, 그냥 지켜봐 주는 게 옳다.

정 눈에 밟히는 부분이나 귀에 걸리는 소리가 있다면,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조용히 이야기하자. 한 번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뇌리에 박혀 쌓이고 쌓이다 한순간 폭발할 수도 있다. 이야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으면 다시 알려주자. 친절하게. 그리고 나도 바꿔야 할 부분이 있으면 괜히 고집부리지 말자. 부부에게는 그런 태도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차원의 이야기지만, 가끔 이해되지 않는 아내의 행동을 발견한다. 화장실 문은 저 앞에 있는데, 굳이 먼발치에 슬리퍼를 벗어놓고 들어가는 이유가 뭘까? 편한 소파가 거실에 있는데, 화장실에 들어가 두어 시간 책을 읽는 이유는 또 뭘까? 여보, 슬리퍼는 귀여운데, 책은 나와서 읽자. 나도 여보 옆에서 같이 보고싶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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