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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라 와인 Dec 18. 2017

감튀보다 바칼라, Filetti di Baccala

Largo dei Librari, 88, 00186 Roma RM

겨울이 되면서 부쩍 로마에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만사가 너무 귀찮고 집에서 감튀에 맥주가 생각나요. 하지만 감자튀김보다 더 맛있는 Filetti di Baccara를 맛보면 감자튀김에 대한 생각은 없어질 것입니다. 


오늘은 야식으로 딱 알맞은 Filetti di Baccala를 소개합니다. 


자, 일단 바칼라가 무엇인지 먼저 설명할게요. 

바칼라는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로, 다양한 요리에 이용되는 유럽의 전통 식재료이다.  먹을 때에는 몇 번에 걸쳐 소금기를 없애기 위해 물에 담가 두어야 한다. 로마의 바칼라는 소금에 절인 생선을 기름에 튀겨서 먹는다. 


Filetti di Baccala


우리나라 기준으로 생각하자면 동태를 물에 담가둔 후에, 기름에 튀긴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단순하게 생선 튀김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쉽습니다. 


이 식당을 소개하는 이유는, 

여행하는 입장에서 편리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늦은 시간에도 이용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바칼라 튀김 한 개에 5유로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먹기 좋고, 맥주랑 먹기에도 알맞은 음식입니다. 

테이크 아웃으로 가져갈 경우에는 4.5 유로이고, 걸어가면서 들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없는 여행객이라면 좀 더 편리하게 먹을 수 있어요. 

위치도 campo di fiori 옆 골목에 있기 때문에 로마 주요 관광지와도 가깝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더라도 먹는 것 같아요. 



그러면, 로마의 바칼라 음식을 한 개 더 소개해 보겠습니다. 


Baccala Romana 


이 음식은 바칼라를 튀기지 않고 바칼라를 물에 담가두고 잘 닦은 후에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구운 후에, 토마토소스를 부어서 익히는 음식입니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고 적당하게 짭짤한 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단조로울 수 있는 바칼라의 맛에 토마토소스가 더해지기 때문에 토마토의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로마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대조적인 맛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함께 곁들여서 요리하는 재료들 중에 올리브와 앤초비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칼라 로마나의 경우도 취향에 따라서 올리브를 토마토소스에 넣어서 만들 수 있습니다. 


엔초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잠깐 바칼라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 샐러드에 대해서 얘기를 할게요. 바로 puntarelle romana입니다. 


Puntarelle romana

이것은 일단 puntarelle ( 치커리의 뿌리 부분)을 가늘게 자른 후에, 앤초비와 곁들여서 먹는 로마식의 샐러드 종류 에요. 앤초비가 들어가서 굉장히 짤 것 같지만 앤초비는 정말 조금 들어가고 puntarelle가 앤초비의 맛을 조화롭게 만들어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카라 요리와 먹을 경우, 조화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어요. 



최근 한국에서 로마로 관광 오는 분들이 많이 보여요. 휴가를 내서 혹은 휴학을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관광을 하고, 다른 문화를 체험하고, 다른 나라의 역사를 눈으로 본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경험입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새로운 자극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자, 그렇다면 가장 쉬운 자극은 무엇일까요? 

나는 그것이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마는 도시 자체가 유적지이고 여기저기 다 오래된 건물들 뿐이에요. 무슨 아파트도 300년이 된 것들이니까요. 수많은 박물관들과 광장이 있고, 미술관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역사와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다면 그것들을 다 이해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반면에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음식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음식은 일단 접시를 받아보는 순간,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음식이 목구멍을 타고 위장으로 넘어가면서 우리는 따뜻한 포만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는 그것이 문화를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쉬운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라고 말하지만, 살아보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먹어보는 것은 살아보는 것보다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래서 나는 여행은 먹어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로마는 어느 때 보다도 아름답습니다. 하늘은 높고 파랗고 해가질 무렵에는 하늘이 핑크빛으로 변합니다.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고, 광장에도 트리가 있습니다. 즐거운 여행을 더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맛있는 로컬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을 먹는가가 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로마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먹는 것은 로마를 체험하는 가장 본능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도 부지런히, 

우리 모두 오늘도 부지런히 맛있는 여행을 하길 바랍니다. 

여행은 먹어보는 것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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