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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라 와인 Sep 12. 2023

내추럴와인으로 세계평화

다시 본질로 돌아가야 하는 우리의 자세

예전에 5월인가, 와인 유튜브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얼떨결에 촬영을 하게 되었고, 사전미팅도 하고 함께 진행하는 소믈리에와 미팅도 했었다. 이런저런 와인 얘기를 하다가,

“저는 내추럴 와인이 세계평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굉장히 진지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의

대답이 참 새로웠다.

“세계평화요? 오호……. 나는 세계정복을 생각했는데.”

평화와 정복 두 단어의 의미는 정말 다르다.



그리고 사실 선과 악의 개념이 아니라, 어쩌면 이 개념이 와인산업 분야를 설명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평화는 선의와 타인에 대한 존중, 다시 말해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개념이고, 정복은 무력으로 상대방을 제압해 압도하는 것이다.


평화는 좁은 의미로는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이지만

분쟁과 다툼이 없이 서로 이해하고, 우호적이며, 조화를 이루는 상태로 이해한다. 또한 개인이나 집단 간의 폭력애 대한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내추럴와인에서, 아니 사실 이 말 자체가 모든 것을 더 모호하게 만들지만, 자연주의적 와인들은 지역과 생산자, 포도 자체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소품종 대량생산, 자동화, 대량유통과 같은 거대 산업의 물결에서 벗어나 다품종 소량생산 (샐 수도 없는 다양한 품종과 리오더가 불가능항 정도의 적은 수량), 수동적 농업과 관리, 직접유통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유통된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다양한 포도의 품종이 자라는 토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것을 유지하며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자연주의 와인 생산자들이 와인을 만드는 것처럼,

다양성을 존중하게 되면 사실상 분쟁은 줄어든다. 왜냐하면, 모두에게 적용되는 기준과 평가가 없기 때문이고, 그러면 평가와 판단이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그 역할을 존중한다는 것, 그것이 자연주의 와인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모습이다.

분야와 시장 안에서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되, 본인 스스로에게 가장 날카로운 판단과 평가는 생산자 본인만이 솔직하고 엄격하게 할 수 있다. (진짜 진심으로 만드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들은 본인의 노동가치를 알고, 모든 생산의 최대 변수인 자연환경 안에서 인간 존재의 무력함과 매일매일 싸운다. 다른 사람과 싸우는 게 아니라 본인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판단할 필요도 평가할 필요도, 욕심낼 필요도, 이권다툼을 할 필요도, 세력을 가질 이유도 없게 된다.



또 하나의 관점은 바로 자연환경이다.

세계평화를 방해하는 여러 가지 이념의 충돌, 가치의 충돌, 종교적 갈등과 국가별 이권다툼을 다 뒤집어엎을 수 있는 것은 사실 자연환경의 변화이다.

이 문제야말로 예외 없이 모든 국가와 조직이 지켜야 하는 딱 하나의 공통된 하나의 위기상황인 것이다. 사실 여기에도 국가적 이권이 있겠지만!


올해 유럽의 가장 큰 이슈들 중에 하나는 바로 자연환경이었다. 이것은 그들이 직면한 어떤 것 보다도 눈에 보이고 느껴지며, 지금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 그리고 국가의 경제발전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이들은 느끼고 있다.


자연주의 와인 생산자들은 그 누구보다 자연과 함께한다. 매일매일 포도가 익어가는 것을 보고 익어감에 따라 변화하는 껍질의 모습을 보고, 밭에 있는 여러 곤충들과 허브들을 관찰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환경의 변화를 더욱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자연환경의 변화는 각 국의 농업, 축산업을 바꿔놓을 수 있고, 식량수급 상황을 변동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각 국가들의 식량수출수입 규제가 강화될 것이고, 이것에 대한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빈곤한 나라는 더 빈곤해질 것이고 기존의 무역균형이 무너질 수 있고 이것은 결국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결국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환경의 변화는 인류의 먹고사는 문제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연주의 와인이 하고 있는 자연순환 농법,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일, 제로킬로미터 운동에 대해서 각 조직과 나라가 적용한다면, 조금 더 빌려 쓰는 지구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생태계가 갖고 있는 아주 다양한 조건인 다양성과 순환의 과정을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무시해 왔고, 산업발전을 통한 인류의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빠르게 달려왔다. 그 결과 획일화와 통제 속에서 똑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맹목적으로 이유와 목적 없이 우리는 휩쓸려간다. 그 안에서 편리성과 효율성을 얻고 대신에 다른 것들에 대한 포용력과 수용력을 잃고 있지는 않은가? 아마도 우리는 절대로 다른 의견과 작은 생명체에, 그리고 귀찮기만 한 미래세대를 위한 희생에 동의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고, 그 속뜻에는 다양성을 무시한 권력과 미래 식량에 대한 욕심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게 이미 ‘세계정복’은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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