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을 더 똑똑하고 알차게 채우는 팁
갈수록 글 쓰는 텀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2021년은 저에게 너무나 역동적인 한해였는데요. MBA를 잘 마치고 회사에 입사해 꽤 결이 다른 상반기와 하반기를 보냈습니다.
졸업한 지 6개월이 지나고 다시 사회 생활을 하다보니, 하루의 여러 길목에서 '아, 이런 걸 좀 더 해두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MBA 2년이 정말 빨리 지나가다보니 그때그때의 분위기와 상황에 휩쓸려 너너무 내 아젠다를 가져가지 못했던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이 글을 보시는 MBA candidate 분들과 지금 1학년을 마무리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은 더 알찬 MBA 생활이 되기 위한 팁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MBA 생활의 진검승부는 사실 2학년 때가 아닌가 합니다. 1학년 때는 시간적으로도 리크루팅 때문에 여유가 없었고, 아카데믹 측면에서도 core 수업들을 듣느라 원하는 방향에 맞추어 수강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운데요. Social 측면에서도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 얼굴을 익히는데 초점을 두다보니, 특별히 agenda를 세워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아, 한국 음식/문화를 알리는 관점에서 Korean BBQ, Drinking Night, Game night(윷놀이) 등을 가열차게 진행했었는데, 외국인 친구들 사이에서 - 평소에 한국에 관심이 있건 없건 - 두루 반응이 좋았었네요 ㅎㅎ
Academic은 아주 아쉽지는 않은 부분입니다. 의사 결정을 할 때에는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유명한 강의
내가 향후 커리어를 develop 하기 위해 필요한 강의
물론 위 두개 bullet의 교집합이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 수업들이 아주 많지는 않겠죠. 하여 대부분 전자 쪽에 초점을 맞춰 수강합니다. 저는 그러지 마시길 권합니다. 들을 수업은 많고 들을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본인의 short/mid-term 커리어골에 맞는 수업들을 수강하시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향후 컨설팅/Post 컨설팅 커리어 골을 고민할 때 marketing 수업에서 자주 다루는 data 분석 logic 및 방법은 반드시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기 중 다소 painful하지만 해당 수업들을 정말 열심히 골라서 높은 bidding 포인트를 투자해 수강했는데요. 아직도 수업 생각이 날 만큼 프로젝트, 그리고 일상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쏠쏠하게 써 먹고 있습니다.
반면 학교에서 유명하다고 해 들었던 조직 전략 수업은 딱히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Kellogg는 Negotiation도 정말 유명한데, 제가 한국에 return할 거고 컨설팅 갈 거면 필요 없을 듯 하여 굳이 듣지 않았었는데요. 기회 비용을 고려할 시 다른 수업을 듣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서요. 지금도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Experiment Class(실습 강의)를 들을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실제로 컨설팅/마케팅 컨설팅/PE/VC 투자 등 lab 강의를 말하는 건데요. 쟁쟁한 교수들이 가르치고 인기도 높다보니 듣기가 어렵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단순히 높은 bid point를 쓰면 되는게 아니라 resume를 제출해야했는데, 저는 보기좋게 떨어졌었네요 ㅎㅎ
나중에 확인해보니 평소 담당 교수에게 관심 분야를 어필하는 등 미리미리 사전 준비를 한 친구들의 성과가 좋았고, 수업 때도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는 것 같았습니다. LinkedIn을 보니 수업 때 진행한 결과물들을 경력으로 활용하기도 하더라고요! 너무 좋은 기회였는데 놓쳤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부디 미리미리 준비하셔서 경험해보실 수 있길 바래봅니다.
리크루팅이 끝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수업 듣는 시간 외에 carve-out하여 본인 agenda를 위해 쓰실 수 있는 시간이 생기실 겁니다.
저는 정말이지 일년간 원없이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요. 미국 mainland 전역, 멕시코, 하와이, 프랑스, 스페인 등 월 rent가 아까울 정도로 ㅎㅎ 돌아다녔습니다. 매일 술을 마시거나 골프를 치는 삶..에 비하면 잘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저는 2년간 MBA에서 수업 듣는 것 이외에 ~를 했습니다
라고 할 만한 무언가가 없다는 점입니다.
Club 활동에 뜻을 가지고 뭔가를 도맡아 한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진행하는 Side Project에 참여해서 제 interest area를 넓힌 것도 아니고요. 여행을 다니며 Advanced Scuba Diving 자격증을 딴 게 그나마 어떤 성취라고 할 수는 있겠는데요. 이마저도 없었다면 정말 '돌이켜보니 한 게 없었구나' 느낄 것 같습니다.
물론 MBA를 다니면서 '무위'의 삶을 영위하는 것 또한 의미있는 일일 수 있겠지만, 학생 때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으니 나중에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미리 본인이 하고 싶은 바를 생각해서 실천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MBA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다시 근로의 현장에 투입되실 텐데요 ㅎㅎ 친구들과 catch-up call을 해보면 컨설팅이든 뱅킹이든 스타트업이든, post-consulting career가 Time-wise로 널널한 곳은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여, 좋은 체력 기반을 만들어놓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요새 운동할 시간도 없고 잠도 많이 못잘 때가 많은데, 졸업 전후로 잘 먹고 잘 운동해서 만든 체력이 없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거 같아요. 일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 좋은 취미활동을 만든다는 측면에서도 운동을 routine으로 만드는 부분은 필요한 거 같아서, 이 부분을 MBA 때 set-up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더 하고싶은 얘기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정리해보니 여기까지이네요. 간간히 MBA 준비하시는 분들의 질문이 오는데, 공개적으로 답변드릴 수 있는 질문들이 몇개 있어서 다음엔 이 부분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