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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름 Aug 07. 2024

내 인생은 망했다고 생각했을 때

힘들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몰라 그냥 책을 읽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는 시간은 내게 더 곤혹이었기에..그러다 보니 한 달에만 책을 11권을 읽었다.


그때는 그냥 무지성으로 책을 읽는 게 현실을 회피하고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고 스스로를 착각하게 만들려는 멍청한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고민할수록 괴로워 그냥 한숨으로 짧게 넘겨버리곤 했다. 나는 그냥 헤헤거리며 한 없이 가벼운 사람이고 싶은데 내 인생은 왜 자꾸 나를 무거운 사유를 하게 만드나 내내 괴로웠다. 내 인생은 망했고, 나는 다시 뭐든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이 문제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풀 수 없고 그냥 이렇게 생겨먹은 사람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이 모든 것들이 다 자학이었던 것 같다. 차마 남을 미워하고 세상을 탓할 수 없으니 강박적으로 나 자신을 미워하고 탓했던 거다. 그냥 그런 일을, 그냥 그럴 수도 있는 일을 왜 그리도 심각하게 최선을 다해 힘들어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의 내가 그냥 가엾기만 하고, 힘들 때에도 뭐라도 하려고 끊임없이 나 자신을 다잡고 애썼던 것 참으로 기특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자랑스럽다. 내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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