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누구나 한 번쯤은 주고받았을 만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잘 정리된 이상형의 조건을 1번부터 10번까지 청산유수로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무엇이라 콕 집어 답해야 할지 고민이다.
열심히 고민한 결과, 가장 먼저 떠오른 한 가지는 잘 웃는 사람이다. 웃는 모습이 시원하고 눈웃음을 짓는 사람이 좋다. 관상은 과학이라는 말도 있듯이, 표정 역시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잘 웃는다는 것은 그동안 살면서 많이 웃어봤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성격이 쾌활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두 번째는 운동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가 엄청난 밖순이이기 때문에 활동적인 사람이 좋다. 함께 뛸 수 있고,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사람. 여기까지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다.
위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반대가 끌리는 것 같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 나는 보기보다 소심하고,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도 못하고, 때로는 우유부단하다. 그래서 결단력이 있고, 호탕하고 어디에서도 할 말 다 하는 사람이 좋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타고난 운동신경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운동 잘하는 사람이 더 멋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말이 많은 사람보다는 묵묵히 뒤에서 든든하게 서 있어주는 사람이 좋다.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나 지금 내 이상형이랑 살고 있었구나? 사실 남편과 맞지 않는 부분도,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정말 많다. 그렇지만 그것 역시 반대가 끌리는 이유처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존재하는 거겠지. 션, 정혜영 부부가 이런 말을 했었다. “결혼은 이 세상에 숨겨진 단 하나의 보석을 찾는 것이 아니라, 원석을 만나 보석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남은 인생 일류 보석 세공사가 돼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