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지난 2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누구에게나 시련이 있고 힘든 시간이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의 고통에 비하면 내 고통이 아무런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지만
내 안에 박힌 작은 가시로 인해 무척 아팠다.
마음이 우울해서 그리고 절망스러워서
가만히 있는데도 바닥으로 쑥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처음 느껴봤다.
지금 내가 경험하는 건 그럴만하게 슬픈 일이라고 스스로 위안도 했지만
뭔가 이 기분이 오래 지속될 것 같아 꺼림칙했었는데 그 예감이 슬프게도 맞았다.
그 무력감이라니 세상에나....
이사를 했으니 새로운 사람도 사귀어야 할 텐데
도통 사람들도 만나기 싫고 뭘 하고 싶은 의욕도 없고
세상만사 다 귀찮아서 설거지통이 꽉 차도 식기세척기에 넣는 거 조차 버거웠다.
그러면서 세상 예민하고 초조하고 갑자기 남편이랑 조용히 이야기하다 버럭거리기도 다반사였다.
병원상담을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정신과 예약을 하면 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그리고 좋아졌다 안 좋아졌다는 반복하고 있는 사이
예약 타이밍을 계속 놓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게 자의였는지 타의였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나마 감사한 건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서 감정적으로 든든히 지지해 주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도 사람인지라 가끔 짜증은 좀 냈지만
그래서인지 적어도 죽고 싶다는 극단적인 마음까지는 들지 않은 거 같다.
마음이 아프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걸 경험하고 나니
게으르다며 다른 사람을 정죄했던 예전의 내가 부끄러워지기까지 한다.
그러다 문득 글을 쓴다는 건
글을 쓰는 그 과정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읽고 나니
나도 나의 희망을 발견하고 싶어졌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해 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제 슬슬 제정신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