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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라베어 Dec 02. 2021

그래서 이제 뭐할 거야?

계속 변화하는 긱 워커 생활에 관하여

긱 워커(Gig Worker)는 항상 고민에 파묻혀 살아갑니다. 밀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탐험가처럼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혹은 전혀 없어서 자신이 걷는 길을 두 눈 크게 뜨고 자세히 바라봐야 합니다. 더군다나 남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걱정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그런가 하면 여러 사람에게 꾸중 아닌 꾸중을 듣거나 네가 그렇게 잘났냐는 비난을 듣기도 합니다.


긱 워커는 자신이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였다는 생각이 들면 보다 큰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낍니다. 이 수준에 도달하면 주변 사람이 보내는 시선도 달라집니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데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다른 사람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서 부럽다는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우쭐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안정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길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 뭐할 거야?


개인적으로 보잘것없는 성취를 이루어냈습니다. 남이 가져오는 일을 처리하던 예전과는 달리 스스로 마케팅과 브랜딩을 하고, 고객을 찾고, 능력을 증명하고, 일을 군더더기 없이 처리하여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게 되었죠. 한동안은 원하는 바를 이루어냈다는 기쁨을 느끼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 질문을 받기 전까진.


그래서 이제 뭐할 거야?


카페에서 서로 근황을 이야기하던 중 친구가 제게 던진 질문입니다. 사실, 다음 목표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틈틈이 생각을 메모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원하는 모습을 다시 설정했죠. 친구가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생각해 온 계획을 이야기했지만, 왠지 모르게 찝찝하고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도 마음이 영 불편했습니다.



결국 집에 돌아와서 노션(Notion)을 켰습니다. 처음 긱 워커가 되기로 결정했던 날 작성했던 커리어 플랜이 눈에 들어왔죠. 이를 뒤로 하고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이름과 원하는 직함을 적은 다음, 실무 경험과 교육 경험, 보유 기술, 자격증을 써 내려갔습니다. 원하는 경험과 기술, 자격증을 추가한 후, 옆에 목표 연월을 작성했습니다.


불확실성을 감수할 용기


앞서 언급하였듯이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안정적인 삶'을 버린 사람이라 할 지라도 원하는 바를 이루고 나면 안정감을 느끼고 현실을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이내 목표를 설정하고 다시 도전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천성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라 할 지라도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게 됩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삶이 너무 편안하고 즐거운 데 굳이 또다시 불확실성을 감수하면서 수많은 걱정과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어쩌면 목표 설정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또 불확실성을 감수하겠다고 결정해도 어느 정도까지나 감수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옆에서 보는 사람은 이런 고민을 하는 모습 자체가 답답한데, 이미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룬 시점에 왜 다시 사서 고생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그 사람도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는가', 바로 그걸 고민하고 있는 거니까요.


다시 길을 떠나다


결국 다시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이룬 일을 베이스캠프 삼아 조금 더 안전하고 즐겁게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해낸 일을 즐기면서 안정감을 느끼면 도전에 임하는 태도도 더 여유로워지지 않을까요? 여유가 있다면 성공할 수 있는 확률도 더 높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긱 워커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현대 사회와 같이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가 일어나는 세상에서 생존을 위한 좋은 무기가 됩니다. 물론 안정을 원하는 사람이 틀렸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또 안정적인 생활은 완전히 버려야 된다는 말도 아닙니다. 다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애써 없애버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포스터에서 살펴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긱 워커(Gig Worker)는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이다.

'이제 뭐할 거야?'라는 질문과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

긱 워커 생활을 하기 위해선 이룬 일을 베이스캠프 삼아 계속 도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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