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히는 생각으로부터 벗어나기
일을 하면서 내 밑천이 드러나지는 않을까 걱정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영한 번역가지만 제 미천한 영어 실력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실망하거나 비웃지는 않을까 걱정하곤 하는데요. 우연한 기회에 이런 생각을 조금이나마 떨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가면 증후군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가면 증후군(Impostor Syndrome)은 자신의 성공을 노력이 아닌 우연의 탓으로 여기며 자신의 실력이 드러날까 봐 걱정하는 마음 상태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를 사기꾼으로 보며 다른 사람이 자신의 본모습을 보게 되면 속았다며 화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죠.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약 70%가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 가면 증후군을 겪게 된다고 합니다.
가면 증후군(Impostor Syndrome)은 자신의 성공을 노력이 아닌
우연의 탓으로 여기며 자신의 실력이 드러날까 봐 걱정하는 마음 상태이다.
긱 워커는 가면 증후군을 경험하기 좋은 직업 형태입니다. 이는 긱 워커가 다른 사람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이 직장인이 다른 사람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피드백'과 '브랜딩'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볼 수 있는데요. 두 가지 부면은 모두 자신을 객관화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직장인은 상사에게 비교적 자세한 피드백을 받습니다. 정기적인 인사고과부터 특정한 업무를 수행한 후 상사에게 듣는 칭찬이나 핀잔까지, 평가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는 있어도 평가 자체가 없어서 불안한 경우는 없다시피 합니다. 그러나 긱 워커는 고객으로부터 '만족' 아니면 '불만족'과 같이 간단한 피드백을 받습니다. 심지어 아예 평가 자체를 알려 주지 않는 고객도 있죠. 이런 경우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걱정이 올라옵니다.
또한 직장인은 브랜딩에 대한 압박이 비교적 적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직장인도 스스로를 브랜딩해야 한다'는 관점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만, 셀프 브랜딩이 하루 수입과 직결되는 긱 워커는 그 무게감이 다릅니다. 그런데 사람은 생각보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표현하는 데 서툽니다. 자신이 한 일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노력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지만, 작성 후 쭉 읽어 보면 '내가 한 일을 이렇게 표현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긱 워커는 가면 증후군을 경험하기 좋은 직업 형태이다.
긱 워커가 가면 증후군이 걸리기 쉽다면 가면 증후군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자기 객관화'입니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된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하나는 '피드백 요청'이고 다른 하나는 '활동 목록 만들기'입니다.
피드백이 적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고객에게 솔직하고 자세하게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해보세요. 저도 자주 거래하는 고객에게 '저와 함께 일하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드시나요?', '함께 일하면서 개선해 주었으면 하는 부분은 없으신가요?'하고 질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다면 자신이 상대방을 속이지 않았다는 증거일까요? 어떤 평가든 자신이 상대방을 속이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면 자신이 남을 속이지 않았다는 증거이고, 개선해야 할 점을 이야기해주었다면 그 또한 상대방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증거죠.
브랜딩을 하면서 남을 속인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이 한 활동을 그대로 적어보세요. 예를 들어, '특허 번역, 5만 단어'와 같이 간단한 표현보다는 '약제학적 조성물과 그의 용도에 대한 특허, 분량: 50,235 단어, 기간: 2021년 1월 10일~2021년 1월 20일'과 같이 수치를 포함한 자세한 설명을 작성해보면 좋습니다.
그 후 자신이 어떤 영역에서 몇 회 활동했는지 통계를 내보고, 활동 내역이 많은 영역에서 고객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모아 자기소개를 적어보세요.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일치한 지 살펴보세요. 어느 정도 과장한 부면이 있나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고객은 상대방이 자신을 포장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 가면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서두에서 우연한 기회에 가면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어학을 전공하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우연히 '야, 일하면서 내 밑천이 드러날까 걱정해본 적 있냐?'라고 질문을 던져본 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보다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당연히 어학 실력에 자신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뜻밖이더라고요.
너도 그렇냐? 나도 그런데. 근데, 다 그렇지 않냐?
이 대답을 듣고 얼마나 안도감이 몰려왔는지 모릅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을 속이고 있다고 느껴지시나요? 다른 사람도 그렇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 포스터에서 살펴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면 증후군은 자신의 성공을 노력이 아닌 우연의 탓으로 여기며 자신의 실력이 드러날까 봐 걱정하는 마음 상태이다.
긱 워커는 가면 증후군을 경험하기 좋은 직업 형태이다.
'피드백 요청'과 '목록 적기'와 같은 자기 객관화를 위한 노력을 통해 가면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