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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서정 시인 Oct 09. 2024

1.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고 우리는 원자로 영생한다 

세상에 존재하는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몸 또한 원자로 되어 있다. 주기율표의 상단에 자리하는 수소, 탄소, 질소, 산소는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의 97%를 차지한다.


내 몸을 이루는 산소 원자와 책상, 자동차, 고양이, 강물을 이루는 산소 원자는 완전히 똑같다. 결국 같은 원자들이 모여 배열하는 방식에 따라 세상의 온갖 다야한 존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똑같이 특별할 것 없는 원자들로 이루어진 생명체는 책상이나 자동차와 어떤 점이 다른 것일까? 아직까지 모든 과학자가 동의하는 정의는 없다. 다만, 많은 이가 동의하는 생명의 속성은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있어야 하며 번식을 통해 '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화는 복제 과정에서  자신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생명은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자로 되어 있지만,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다. 생명은 지구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것이니(지금까지는 지구 밖에서 생명이 발견되지 않았다)우주 전체를 통해 보면 죽음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생명이야말로 부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으로 충만한 우주에 홀연히 출현한 생명이라는 특별한 상태, 어쩌면 우리는 죽음이라는 자연스런 상태에서 잠시 생명이라는 불안정한 상태에 머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죽음은 이상한 사건이 아니라 생명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생명이 부자연스러운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고통으로 가득한 것은 아닐까? 물리학자의 눈으로 죽음을 바라보면 생명은 더없이 경이롭고 삶은 더욱 소중하다. 이 기적 같은 찰나의 시간을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낭비하거나 남을 미워하며 보내고 싶지 않다. 


생명이 없는 우주에서는 생명이 놀라운 일일지라도, 이미 생명을 가진 존재에게 생명은 당연한 것이라 죽음은 인간에게 속수무책의 재앙일 뿐이다...... 죽음은 피할수 없지만, 죽음으로 모든 것이 소멸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는 있다. 죽음 이후에도 우리는 무언가를 남기고 또 무엇이 된다..... 죽음이란 원자의 소멸이 아니라 원자의 재배열이다. 내가 죽어도 내 몸을 이루는 원자들은 흩어져 다른 것의 일부가 된다. "인간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라는 말은 아름다운 은유가 아니라 과학적 사실이다. 이렇게 우리는 원자를 통해 영원히 존재한다. 



김상욱 교수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중에서

바다출판사



어제 고향 동생의 부음을 들었다. 아직 너무 젊은 나이 오십두 살

좋은 세상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고생만 하다가 우주로 돌아간 고향 동생의 명복을 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오늘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할까 고민하게 만드는 사건들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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