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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치킨 Aug 15. 2018

흔적痕迹

2018.08.15.

제가 여길 좋아했던 이유는

매일 저녁을 기다리며 당신과 보냈던 

그 시간 때문이 아니라

이 곳에서 파는 커피가 

맛있어서였고     



제가 여길 자주 왔던 이유는

매일 밤 걸으며 당신과 나눴던

그 얘기 때문이 아니라

여기서만 볼 수 있었던 풍경

그리워서였습니다     



제가 이 된장찌개를 좋아했던 이유는

매일 아침 정성스레 끓이던 당신의

뒷모습 때문이 아니라

제가 원래 맵고 짠 찌개를 

좋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지금도 이 방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당신의 방에도 이 밖에도 무수히 흩어져 있는

당신과의 추억 때문이 아니라

그 수많은 시간을 함께하고도

전하지 못했던 그 한 마디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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