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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치킨 Mar 23. 2022

결혼의 의미

눈썹 옆에 점이 하나 있었다.

꽤 눈에 띄는 점이었는데

지금은 빼서 없는 점이 하나 있었다.


고등학교 때 점의 위치에 따른 관상 글을 종종 찾아서 읽었다.

나는 왜 매력점이 아닌 눈 옆에 이런 점이 있을까 하고


근데 한 글에서 내 점의 위치가 딱

평생에 운명의 남자 1명을 아주 잘 만날 거라는 관상이라고 했다.


친구에게 말하니

그 남자 이미 지나간 거 아니냐며 웃었다.


참 간사한 게

점을 뺀 지금도 그때의 관상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있었다.


왜 결혼을 결심했을까.

그때 그 관상의 대상이 지금 이 사람일 거라는

막연한 느낌이 7년 동안 있었다.


여자로서의 자존감이 낮은 날

귀하게 여겨주고 아껴주는 사람

남들에게 무시받는 느낌을 끔찍이 싫어하는데

내게 한 번도 그런 느낌, 착각(?)을 주지 않은 사람


사람 사이의 흐름과 기류에 예민해서

가족 말고는 만나는 걸 피곤해하는

내 경계심을 가볍게 무너뜨리는 사람


그냥 툭툭 던지는 말이 지금도 웃기고 따뜻한 사람


지금도 무섭긴 하다.

연애와 결혼은 분명 다른 이야기니까.

혹시나 지금의 기분으로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 사람이라면 내 인생의 방점을 찍어도

스스로 부끄럽거나 후회되지 않을 것 같아

그래서 결혼을 결심했다.


결혼이 해피엔딩이 될 수 없지만

지금 헤어지지 않을 거라면 어느 정도 관계의 변화가 필요했던 것

그리고 왠지 내 아기도 잘 볼 것 같았고 :)


번복할 수 있지만

이 사람을 좀 더 오래 두고 보고 싶은 마음에

내 인생의 여정에서 내린 결정.


그게 내 인생에 있어 결혼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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