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마시기 팁 4
이번에는 차와 함께 곁들이면 좋을, 전통다식 만드는 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차를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찻자리에 주인의 개성이 담기기 마련인데요, 성향에 따라 꽃을 즐겨 놓거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틀기도 합니다. 또 차 마시기 전에 향을 피워 공간을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테이블보 선택, 찻자리 주제를 적어놓은 족자 등 찻자리에 들어가는 요소들을 이것저것 챙기다보면, 종합예술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그 중 다식은 찻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입니다. 물론, 차맛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다식을 놓지 않는 분들도 많지만, 손님과 함께 찻자리를 하는 경우에는 밋밋하게 차만 대접하는 것도 어색하지요. 그래서 담백한 다식을 두어 차 마시는 와중에 입이 심심하지 않도록 배려합니다.
전통다식은 이러한 다식의 요건에 매우 어울립니다. 오방색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색감도 훌륭하고, 천연재료로만 만들어서 지나치게 달지 않습니다. 준비물은 '다식판, 절구, 기름솔, 익힌 찹쌀가루, 색깔 별 가루, 꿀, 참기름'입니다.
다식은 오방색에 맞추어 다섯 가지 색으로 만드는데, 동쪽은 푸른색, 서쪽은 하얀색, 남쪽은 붉은색, 북쪽은 검은색, 중앙은 노란색을 뜻합니다. 이 색을 낼 수 있는 재료들은 보통 '청태가루, 찹쌀가루, 오미자액, 흑임자가루, 송화 또는 치자가루 등을 사용합니다.
자 그럼, 만드는 순서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동네 제분소에 가서 반죽 재료를 분말로 만들어옵니다.
그리고 모든 반죽은 약간 되직하게, 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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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란색은 송화가루를 사용합니다. (단호박가루, 치자가루 등도 가능)
송화가루는 봄에 채집하여 냉동실 보관 후 쓰거나 시장에서 삽니다. 배합 방법은 찹쌀가루:송화가루=1:4 비율로 섞습니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소금물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추기도 합니다. 송화가루는 그냥 만들 경우 먹을 때 입 속이 꺼끌꺼끌하므로, 절구에 찧은 후 꿀로 반죽해야 합니다.
2) 검정색은 흑임자가루를 사용합니다.
배합 방법은 찹쌀:흑임자=1:4 비율로 섞은 후 꿀을 넣고 절구에 찧습니다.
이때 찹쌀을 넣는 까닭은 엉겨서 반죽이 더욱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흑임자는 그 자체로 기름이 나오므로 다식판에 참기름 바르지 않아도 반죽이 판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3) 빨간색은 녹말가루에 오미자청을 넣어 만듭니다.
이외에 자색고구마가루나 백년초원액 등도 가능합니다. 녹말가루와 오미자청을 4:1 비율로 섞은 후, 꿀을 넣어 절구에 찧어 반죽합니다. 이 다식은 오미자청의 비율을 맞추기가 힘들고 맛 또한 다른 다식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대체로 맛보다는 다른 다식과 색을 맞추기 위해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초록색은 푸른 콩, 즉 청태가루를 사용합니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청태가루와 찹쌀가루를 4:1 비율로 섞어 씁니다. 이를 꿀로 반죽하여 절구에 찧어 만듭니다. 기호에 따라 소금물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추기도 합니다.
5) 흰색은 그냥 찹쌀가루만으로 만듭니다.
그런데 찹쌀가루와 꿀로만 만들면 맛이 너무 밋밋하므로 보통 인삼가루를 살짝 넣고 반죽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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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순서>
<1> 노란 다식의 경우,
단호박가루와 찹쌀가루를 넣어 섞은 후, 꿀에 반죽하여 찧습니다.
다식에 들어가는 찹쌀가루는 반드시 찹쌀로 밥을 해서 널어 말린 후 가루로 내어 써야 합니다.
떡 할 때처럼 생찹쌀을 불려서 빻아쓰면, 소화도 잘 안 되고 생식하는 느낌이 들어 먹기가 힘듭니다.
<2>
기름솔로 참기름을 다식판에 바르고, 반죽을 다식판 구멍에 넣어 꾹꾹 손가락으로 눌러줍니다.
그 후 다식판을 내리면 다식이 찍혀 나옵니다. 간단하죠?
<3>
보관하는 방법은, 랩에 싸서 냉동실에 넣습니다.
이후 차 마실 때마다 조금씩 꺼내어 먹으면 됩니다.
꽁꽁 얼었더라도, 꺼낸 지 5~10분만 지나면 먹기 좋게 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