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뜨는 비즈니스, 윤승진>
QR코드의 사용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며칠 전에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점원 분이 QR코드를 인증해야 스타벅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QR코드요? 그게 뭔데요? 사람들이 묻습니다. QR코드는 네이버나 카카오를 이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일단 네이버 앱을 켜보시겠어요? 친절하게 가르쳐줍니다. 네이버 앱을 키고 메인을 보니 QR코드 인증버튼이 보입니다. 제 QR코드를 직원 분에게 보여주었고, QR코드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의 QR코드 사용법을 스타벅스 직원이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행되면서 작은 커피숍에서도 수기작성이나 QR인증을 요구합니다. 일일이 펜으로 기록하는 수고로움에 비해 QR코드 사용은 간편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QR코드 사용법을 익혀가고 있습니다. 입장 뿐 아니라 주문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들은 대면을 점점 꺼려가고 있고 이틈을 타 네이버는 N페이를 통한 스마트 주문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편의점에서도 종종 QR코드 결제기능을 사용하는 경우도 보이구요. 카드를 주고받는 정도의 접촉도 원치 않는 고객들이 늘어가며 결제가 QR스캔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QR코드의 사용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QR코드는 중국만의 특수성이야.
중국은 QR의 나라구나. 만나통신사와 중국을 다녀온 참가자 분들은 2박 3일 중국을 돌아보고 나서 이런 인상을 갖게 됩니다. 중국에 가면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다양한 광고판, 벽면, 매장안에서 QR코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제도, 서비스의 이용도 QR코드로 하는 게 일상입니다. 그래서 중국을 QR코드의 나라라고 인지하게 되죠. 왜 그런지 이유를 분석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이는 중국사람들은 한자를 쓰기 때문에 어려운 글씨를 대신해서 간편한 QR코드가 발달했다고 하고, 어떤 이는 카드가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모바일 결제를 QR코드로 하다 보니 QR코드가 발달했다는 등 다양한 가설을 제시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QR코드는 중국만의 특수성으로 발달했고 한국은 다를 거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QR코드는 중국인의 속성이 아니라 텐센트, 알리바바라는 중국의 양대 IT기업이 중국 사람들에게 만든 습관이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IT기업의 의지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의견인 거죠. 이 두 기업이 제공한 서비스가 다양한 서비스를 파생시켰고, 거기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QR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금의 QR 생태계를 구축한 겁니다. 요즘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이해 비대면이 대세가 되며 네이버, 카카오는 사람들에게 QR코드를 학습시킬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QR코드를 모르는 사람들이 QR코드의 존재와 기능을 알게 되었습니다. 카페에 입장할 때 처럼 수기로 일일이 적는 것보다 QR코드로 스캔 한번이 편하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은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요? 이런 변화가 가져올 파장은 결코 작지 않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우리는 검색하고, 중국은 스캔한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이 작은 행위가 갖는 의미와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산업을 논할 때 다음 시대의 정의를 초연결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3차 산업혁명,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혁명을 통해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누구나 인터넷을 키고 검색을 하는 새로운 습관이 만들어졌다고 한다면, 4차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습관은 바로 이 QR코드를 스캔하는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QR코드는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을 연결해 주는 출입문 역할을 합니다. QR코드를 들고 스캔을 하는 순간, 내 디지털 정보가 상대에게 전달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상대가 제공하는 디지털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오프라인 공간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인프라에 ‘연결’이 됩니다. 물론 이 정보는 검색을 해서 얻는 정보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정보를 얻는 방식은 달라지는 거죠. 이 정보를 얻는 방식의 차이가 낳는 결과는 어마어마합니다. QR코드를 보는 순간 사람들은 이 QR코드를 통해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QR코드를 스캔하여 정보를 얻는 소비자들은 구체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똑같은 정보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고객에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용자가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열심히 만든 상품과 서비스도 결국 고객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입니다. QR코드는 액션을 유발하고 고객을 적극적 탐색자로 만듭니다. 그러는 가운데 오프라인 공간에서 브랜드와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을 더 활발해집니다.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는 고객에게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의 정보를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는 또 다른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데이터입니다. QR코드는 디지털로 접속하는 출입문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출입을 통해 생성된 데이터는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할 뿐 아니라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냅니다.
QR코드는 디지털전환을 위한 시작이다.
베이징 싼리툰에 가면 '췐민K가'라는 브랜드의 공간이 있습니다. 무대가 있는 노래방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는 종업원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QR코드를 통해 이곳을 이용합니다. 가운데 보니 무대가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곳에 들러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대 양쪽을 보니 QR코드가 있습니다. QR코드로 스캔하면 노래를 부르기 위해 무대를 예약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모바일에서 결제를 하고 대기를 하다가 나의 차례가 되면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QR코드를 통해 이 공간에 대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장이 QR코드를 스캔한 나의 스마트폰을 통해 펼쳐집니다. 나의 스마트폰에서 보는 세상은 이 공간이 제공하는 디지털 세상입니다. QR코드를 통해 접속한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무대에 있는 사람과 교류할 수 있으며 심지어 노래가 마음에 들면 노래 부르는 사람에게 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이 QR코드를 통해 연결된 공간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거죠. 이전에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이 현금을 주어도 그 사람과 다시 연결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내 노래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 댓글을 남긴 사람과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만나 서로 좀 더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팬을 확보하고 늘려가는 일이 훨씬 더 유리해지겠죠. 다음 무대의 일정을 전달할 수도 있고, 무대에서 녹화된 영상을 제 소셜 SNS 상의 친구에게 보내 공유할 수 있으며, 노래를 선물하며 친구의 동참을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오프라인에 있던 QR코드라는 출입문을 통해 그 공간이 제공하는 디지털 공간에 입장한다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더 넓은 폭의 사람들과 더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오프라인 공간이 QR코드를 시작으로 디지털화되는 과정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QR코드는 우리의 일상을 침투하고 있다.
QR코드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QR코드 같은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문의 존재 유무입니다. QR코드는 그 문들 중 하나의 형태에 불과하며 이는 삼성페이처럼 스마트폰을 특정 기기에 접촉하는 액션일 수 있고, 블루투스 비콘처럼 부근에 같을 때 자동으로 반응하는 방식일 수 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문의 존재를 사람들이 자각하고 사용하는가의 문제인데 QR코드의 활용이 넓어지는 것은 곧 사람들이 이 출입문의 존재를 인지하고 사용하기 시작하는 것을 뜻합니다. 바로 지금 지점에서 QR코드를 출입문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다양한 서비스가 QR코드의 생활화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공유경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식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길거리 혹은 거리 상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공유자전거, 공유충전기를 사용할 때 사람들이 이 사물에 붙어있는 QR코드를 통해 사물에 접속하고 연결되어 사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모바일 간편 결제도 QR코드의 생활화를 만든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QR코드로 결제하는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은 브랜드와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의해 분명 우리나라에서도 QR코드의 활용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많은 서비스 개발회사들이 QR코드로부터 시작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는 혁신을 만드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을 보면 다양한 QR의 활용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가 중국을 디지털화 시키는데 기여하고 있죠. 이는 모바일이라는 특정 영역에 그치지 않고 전 산업의 영역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입니다. 혹자는 이를 초연결시대 디지털혁신이 일어나는 방식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중국의 변화를 지켜보며 미래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거기에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