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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리형 Jul 06. 2022

시장은 늘 미래를 반영한다

2022.7.6 칼럼


3일간의 연휴 끝에 시작한 상반기 이틀째 사실상 첫 거래일 같은 느낌의 하루는 일단 시작부터 최악이었습니다. 3대지수가 모두 2% 넘게 하락하면서 시작을 했는데요. 장중 극적인 반전에 성공하면 에센피는 약보합 나스닥은 무려 1.7%넘게 상승하며 마무리를 했습니다.


애플이 2%가까이 상승, 구글은 무려 4%넘게 급등했고, 아마존도 3.6% 강한 반등을 보였습니다. 특히 테슬라가 변동폭이 심했는데요. 테슬라는 주말동안 2분기 인도량이 발표되었는데, 예상대로 지난분기 대비 급감한 수량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최근 수정된 예상치에 거의 근접한 인도량이었고, 특히 6월은 역대 최대 생산을 이루어 냈다는 점이 굉장히 긍정적이었습니다. 주식시장은 늘 미래를 반영하죠. 이런 상반된 상황을 반증이라도 하듯 테슬라의 주가는 장중 5%가까이 까지도 하락 했다가 2.5% 상승으로 마무리하는 초특급 반전을 보여줬습니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시장이 장초반에 안 좋았다가 후반에 급반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시장에 무슨 호재라도 있었던 걸까요? 결론 부터 말씀드리자면 특별한 호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걸까?



우선 장 초반에 안좋았던 건 주말부터 또 경기침체 우려가 강해졌었기 때문입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추적하는 미국GDP 성장률 전망치가 6월 30일까지만 하더라도 -1.0% 였던것이 주말동안 -2.1%로 급격하게 하락했습니다. 미국은 1분기에 이미 -1.6%의 역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에 2분기에도 역성장일 경우 두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을 자극하면서 월요일 프리마켓부터 시장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것이죠.


실제로 주식 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최근 주식과 동조화가 매우 강한 비트코인의 경우 주식시장이 열리고 3대지수가 모두 -2%까지 떨어지자 5%가까이 까지 급락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주식시장이 회복해서 마무리 하자 비트코인의 가격도 2만달러를 넘어 원래 가격을 회복했습니다.


최근 배럴당 120달러까지 급등했던 원유(WTI)가격도 경기침체 전망에 급락했습니다. 경기침체가 일어날 경우 기업들의 공장가동과 물류수송이 줄게 되고 그로인해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을 우려하여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거죠. 심지어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까지 내려갔는데요. 씨티그룹은 올해말이되면 배럴당 65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얼마전 모두가 입을 모아 배럴당 2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다 라고 얘기했던 사실을 생각하면 엄청난 태세 전환이네요.


금가격 역시 급락을 했는데요. 금 역시 지금의 흐름이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금이 안전자산 포지션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현금이 아닌 자산의 포지션입니다. 그리고 모든 자산 포지션은 현금의 가치 그러니까 달러가치가 오르면 반대로 하락합니다. 달러를 주고 사야 하니까요. 금의 가격은 대부분 달러 하락기에 오른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됩니다. 거기다 자산의 포지션이란것은 금리상승으로 인한 유동성의 감소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또한 개인보다도 기관이 많이 거래하는 금의 경우 시중금리가 많이 오르게 되면, 이자가 없는 금의 특성상 매력도가 많이 하락하게 됩니다. 금값이 이렇게 급락한 것만 보더라도 달러의 가격이 급상승 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달러 인덱스는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속에 계속 상승하여 20년래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경기침체가 일어나면 사람들은 일단 현금을 챙겨두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달러가 최고의 수요를 가지게 되죠. 기축통화이자 화폐의 왕이니까요. 유로나 엔화와 비교해도 달러의 수요가 가장 높습니다. 모든 화폐가치는 서로 상대적이죠. 그래서 달러의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 입니다.


달러의 가치는 수십년래 최고로 급등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달러의 장기적인 추세를 알고 있죠. 영원히 하락하는 절대 우하향 속에 단기 반등. 그것도 수십년래 최고급의 초과열 상태입니다. 우리는 어떤 주식이 급등하면 과열이라고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수익실현 해야 한다 어쩐다 난리를 칩니다. 그런데 왜 100%의 확률로 영원히 하락하는 밈코인을 능가하는 잡주가 역사적 고점을 찍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산을 팔고 이걸 사야 한다고 외치는 걸까요?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그리고 아주 색다른 움직임을 보인 시장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채권시장입니다. 미국채 10년물 채권 수익률이 얼마전 3.2%까지 치솟았다가 어제 3%이하로 급락했습니다. 채권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니, 채권수익률 하락은 채권가격의 상승을 의미합니다. 이게 바로 나스닥이 강력하게 상승하게된 가장 주요한 이유였죠. 채권 수익률이 어떻게 기술주 성장주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지는 수십번 설명했기 때문에 오늘은 생략하기로 하고요. 아무튼 채권수익률의 하락은 2가지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선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안전자산인 채권의 가격이 올랐다. 또한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금리 인상 전망이 약화되었다. 이 두가지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채권시장은 올해말 기준금리를 3.25~3.5%로 보고 있는데 반해 내년 7월 기준금리는 3%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건 분명하게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죠. 연준이 지난 FOMC에서 보여준 2024년 금리인하 가능성 보다 확연하게 한발빨리 금리인하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서도 미국이 내년에는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크게 후퇴할 경우 연준은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생각해 봅시다. 당연히 물가는 그 때가 되도 2%까지 내려오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금리는 내려야 합니다. 필연적으로 목표 금리 2% 이하로 가는건 불가능합니다. 결국 어떻게 될까요? 유럽은행 총재가 말했던 대로, 그리고 제가 수십번 떠들었던대로 저금리 고물가가 패시브가 되는 뉴노멀이 되는 시대가 펼쳐지게 될 것 입니다.


오늘 시장의 움직임이 보여주었듯 경기침체가 일어난다는 소리에 채권수익률이 급락하자 오히려 기술주는 상승했습니다. 물론 오늘 하루의 결과만 보고 당분간 이렇게 될거다 예측은 무의미 합니다만, 중요한 힌트는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시장은 최악의 상황이 올 때 까지 하락하지 않습니다. 최악이 눈에 보이면 오히려 반등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사람들이 모두 비관하고 포기할 때가 오히려 최고의 기회가 될 것 입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 타이밍을 예측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예측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 투자의 시간지평은 경기 사이클 보다 훨씬 깁니다. 경기 사이클이 몇바퀴 돌 동안의 시간의 지평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지건 좋아지건 상관이 없습니다. 그냥 그 시간 동안 계속 살 뿐입니다. 시장을 걱정하고 예측하는데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정신력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동안 어떤 자산이 좋은 자산인지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자산일지를 연구하고 탐구하는데 모든 시간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계속 삽니다. 이렇게 투자하는 사람에게 약세장은 기회일 뿐이고 약세장이 길어지는 것은 축복의 시간이 길어질 뿐 입니다. 시장의 오르고 내림에 멘탈이 흔들릴 이유가 전혀 없고, 완전히 체득하면 멘탈이 필요 없어집니다.



-멘탈이전부다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gVp2k71X1-ORHtvs-r5O8Q


-네이버 카페-

https://cafe.naver.com/todaynu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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