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간장게장
12월 1일, 1월 1일보다 낯선 숫자 같은 느낌이다.
벌써 12월이라고?라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12월 1일이 되었다.
오늘은 미뤄왔던 은행 업무와 시청 업무를 보았다.
역시나 관공서와 금융기관 방문은 참 피곤하다.
업무를 마치고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카페에 가자고 남편과 약속했지만
집에서 추가로 보내야 할 서류가 생겨서 카페를 포기했다.
(카페를 포기할 정도면 진짜 피곤했다는 뜻)
업무를 보던 중 점심시간에 걸려 텀이 생겼다.
마침 우리도 점심을 먹어야 해서 전부터 내가 가보고 싶다고 했던 간장게장집에 갔다.
오래된 상가 건물들이 줄지어져 있는 골목에 있는 식당이었다.
겉으로는 식당이라는 느낌조차 나지 않는 건물이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왠지 모르게 맛집 느낌이 철철 났다.
안내해주신 자리 쪽에 가니 벌써 몇 팀이 자리 잡고 계셨다.
테이블 위에는 투명한 비닐장갑이 놓여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아 저걸로 게장을 먹는 거구나!'라고 생각했다.
사실 게장을 식당에서든 집에서는 많이 먹어보진 않았지만 가끔가다 당기는 때가 있었다.
그런데 바로 오늘 게장을 먹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날이 많이 추워진 탓일까?
볼일 보느라 피곤함에 혀가 마비된 걸까?
간장게장 한 입을 먹는 순간 부드러운 감칠맛이 확 느껴졌다.
2022년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12월의 기분 좋은 시작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