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간을 붙잡아두고파!
1. 집에서도 잘 있고 밖에서도 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일하는 그런 사람. 어떤 공간에서든 회피하지 않고서 자연스레 녹아들어 지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게 어렵다. 무슨 일이든지,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각자에게 일을 잘한다는 기준이 다를 것 같다. 하지만 공통으로 생각하는 점은 같이 일해보고 싶은 사람일 것이다. 일이든 인간관계는 같이 있고 같이 해보고 같이 지내고 같이 대화해보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나는 같이 지내고 같이 대화하고 싶은 사람일까? 어떻게 더 나아가야 할까.
2. 최근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어떤 기사를 보게 되었다. 이탈리아서 2300년 전 조각상들이 최적의 상태로 발견되었다는 내용이다. 고대 지중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청동 조각상 발견 중 하나라고 한다. 대학생 때 아주 잠깐 스치듯 고고미술학과에 관심이 있던 때가 있어서 흥미롭게 봤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이탈리아 하면 어릴 때 좋아했던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를 떠올리게 한다. 중학생 때 책을 읽고 나도 언젠가 서른 즈음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 가고 싶단 생각을 막연하게 한적 있다. 그러다 길에서 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봤는데 냉정과 열정사이 영화를 개봉한다는 버스광고를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내가 생각했던 여자 주인공 이미지와 달라서 실망했던 기억, 피렌체에서 유화 복원사 과정을 수련 중인 남자 주인공처럼 한때 유화 복원사를 꿈꾸기도 했던 기억 등 이탈리아는 내게 한낱 꿈같은 곳이다.
3. 사랑이란 키워드는 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족 간, 이성간, 친구 간의 관계에서도.
관계란 어떤 틀에 끼워 맞추기보다 서로 0인 상태로부터 만들어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어떤 관계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불편함을 느끼는지 그리고 무엇을 사랑이라 여기고 싶은지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생각을 하고 나의 취향에 대해 분명하게 알아야 실패하는 확률이 낮아진다. 사실 생각하기 싫어서 머리 아픈 게 더 맞는 말일 것이다. 완전함과 불완전함, 예쁜 것과 그렇지 않음의 기준에 대해서도 저마다의 답은 다르겠지만 반듯함보다는 살짝 가장자리가 깨져있고 이상하고 유치함에 더 마음이 가고 좋다. 그릇이 이곳저곳 이가 나가고 흠이 있어야 하얀 도화지처럼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지혜가 있을 것만 같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지 않기에?
'나는 사과야. 나는 사과 그대로야. 하지만 너와 있으면 사과잼이 되고 또 다른 너와 있으면 애플파이도 되고.'
4.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새벽에 1-2시간 텀으로 깨는 불면증 내지는 습관이 있다. 4시, 5시쯤 눈이 떠지면 일어나야 할 시간인 7시 10분까지 또 눈만 감은 채로 누워있다 깬다. 주말에 어쩌다 늦잠을 자는 경우에는 내리 몇 시간 자는 게 아닌 중간중간 깨서 핸드폰 하다 눈을 감고 하다 보면 12시에 일어나게 된다. 체력이 약한 나는 잠도 부실, 먹는 것도 부실하여 가만히만 있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눈에는 의도치 않은 차분함으로 보인다. 중간에 깨지 않고 몇 시간 동안 푸욱- 자보는 게 소원이다.
5. 내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의 재능을 어떻게 향상하고 나의 시간을 어떻게 아껴야 하는지 누군가 가르쳐줬으면 좋겠다.
6. 다음 여행은 이탈리아다. (사실 독일일 수도, 비엔나일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