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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Q 리스부채가 영화관의 미래

[재무제표를 배우는 기업사례]

회계Q 극장의 리스부채가 줄어 들고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대한극장, 단성사, 부산극장 등 개별 극장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이 대신한지 꽤 오래된 편입니다. 과거 극장의 값어치는 얼마나 큰 스크린을 갖고 있는가? 좌석수가 몇 석인지 따지곤 했는데… 이제는 몇 개의 상영관을 함께 가지고 있는지, 롯데시네마와 CGV 둘 중 어느 곳인지만 확인합니다. 독과점 체제가 되어 버린 극장산업. 개성은 떨어졌지만 편리해졌습니다. 그러나 덩치가 큰 만큼 커다란 외부환경 변화에 유연하지 못합니다. 지난 3년의 코로나19 시기는 마치 공룡시대에 닥친 '빙하기'와 유사합니다. 

2023년 지난해부터 비로소 해빙기가 되었지만, 극장산업은 여전히 위기입니다. OTT 등 영화관에 가는 시간을 빼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극장에 오지 않는 이유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는 2023년 극장 운영회사의 재무제표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극장의 미래가 어떠할지 재무제표 속 숫자의 징후가 보입니다. 

롯데컬처웍스㈜는 멀티플렉스 극장상영 및 운영 그리고 영화투자 배급을 위한 회사로 롯데쇼핑에서 분할되어 세워진 곳입니다. 야심차게 2018년 출범했는데..... 이런이런 “Winter is Coming!” 코로나가 2019년 발병합니다. 3년 고난의 길을 걷고 난 후 2023년 롯데컬처웍스의 재무상태표에는 부채 9,773억 원 그리고 자본총계 -211억 원, 누적 결손금이 -6,412억 원이라는 상처만 남았습니다. 


2022년 8억 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하지만 2020~2021년의 적자가 심각했고, 매출액 하락은 좀처럼 다시 상승하지 않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영화 = 극장"이라는 생각을 잊어 버린 것만 같습니다. 코로나가 극장산업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쳤는지 대표적인 극장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와 CGV 2개 회사의 2019~2023년 매출액, 영업이익 추이를 그려보았습니다. 2개사의 그래프가 동일한 패턴입니다. 2019년의 매출액 급감은 2020년 최저치를 찍었고, 2022년에 접어들어 상승합니다. 하지만 2023년의 실적도 2019년 이전을 100% 회복한 것이 아닙니다.

 “COVID19 이전 정상화 시기인 '19년 대비 박스오피스 기준 65.9% 회복하였고, 관람객 기준 55.2% 회복하였습니다.” – CJ CGV 사업보고서 중에서(2024.3.18 공시) 

롯데컬처웍스만 봐도 코로나가 시작된 2019년 7,71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영업이익률입니다. 롯데컬처웍스나 CGV 둘 다 이익률이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3% 내외의 이익률은 약 2조 원의 영화상영을 통한 극장산업이 이제는 더 이상 고부가 가치 산업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롯데컬처웍스의 현실은 더 녹록치 않습니다. 2023년 재무상태표 <사용권자산> 3,859억 원이 대표적인 징표입니다.  멀티-플렉스 극장은 건물을 소유하지 않습니다. <유형자산> 중의 ‘장치장식물’ 즉 영화 상영관을 꾸미는 의자, 화면 등만 회사 자산입니다. 롯데컬처윅스 유형자산 장치장식물 3,420억 원은 감가상각이 거의 이뤄져 장부상 잔존가치 312억 원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럼 영화관은 전체는 어떻게? 리스로 빌려 사용합니다.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가 롯데컬처웍스가 빌리는 극장 공간의 총액입니다.


과거 회계기준과 달리 리스회계가 변했습니다. 그냥 사용료만 비용처리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자산으로 소유해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사용권자산>이라 표기하고, 되돌려 줘야할 자산이기도 하니 <리스부채>라고 부채항목에도 기록합니다. 

과거에는 리스료만 표기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회사거 어느 정도의 리스 관련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할지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리스부채, 사용권자산 등 비즈니스를 위해 빌린 자산(리스로 빌린 것과 부채를 들여서 빌린 것 모두 금융비용이 동반됩니다)이 재무제표에 고스란이 보여집니다.


롯데컬처윅스 역시 매년 극장 공간 때문에 9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리스부채에 대해서 좀더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31. 재무상태표 7_사용권자산, 리스부채 출처 : WiseLatt.. | 블로그  https://naver.me/FkjxUY08


결론적으로 극장 공간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증가하고 있고, 영화상연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극장 운영의 수익가치가 줄어 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극장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장치를 추가하지 않습니다. 그럴 여력이 없는 게 첫번째 이유겠지만, 장기적으로 이윤이 나질 않는다는 게 부담요소입니다. 

우선 부채로 인한 금융비용도 크니 당장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리스 관련 계약 기간을 줄여서 리스부채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까지 쓴다는 이야기가 돕니다. 오히려 단기로 갈수록 리스료는 높아질텐데...  


당장의 나빠진 손익이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손실 466억 원은 매출액이 예전만 못한 탓도 있지만 금융비용 608억 원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이자만 481억 원입니다.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고, 여러 모로 안 좋은 경영환경이다 보니 사채와 차입금의 이율이 6~7%가 훌쩍 넘습니다. 

부채를 갚을 길이 요원해 보이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거나, 롯데 관련 계열사 그리고 지주사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주석 36 <보고기간 후 사건>에는 자금 관련 차입 상환 내역이 적혀 있는데 롯데 관련 계열사와의 거래입니다. 지배기업인 롯데쇼핑㈜는 신종자본증권 2,000억 원의 발행에 대한 자금보충 약정을 해주었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와 같으나 워런트를 통해 계속 부채가 대환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자본으로 인식이 가능해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와 은행 등이 발행을 주로해 부채비율을 낮출 때 활용합니다. 

어서 빨리 매출액이 다시 올라와야 합니다.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코로나 시절 영화관을 가는 대신 넷플릭스, 디즈니 등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Youtube와 스마트폰이 영화관을 대신합니다. 롯데컬처웍스 영업수익을 분석해 보면 53%의 상영매출과 21%의 상품매출 분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극장에서 사먹는 음료와 팝콘의 판매액이 꽤나 됩니다. 여하튼 이 모든 수익이 극장에 고객이 방문해야 발생합니다. 더욱 편리하고,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재미로 관객을 불러야 하는 순간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리스부채의 크기만큼 부담스러운 극장 유지비용과 코로나19 3년간 버티기 위해서 진 빚의 무게 때문에 롯데컬처웍스는 2024년 역시 어려운 시절을 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 시절 전부터 극장산업에 대한 RISK가 알람이 되었습니다. 극장을 운영하는 것이 좀처럼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는 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지방 극장조차 멀티 플렉스 극장에 밀려 수익성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부정적인 숫자만 보입니다만 그중에 대표적인 게 바로 <리스부채>입니다. 

 


상기와 같이 재무제표 읽기를 통해 기업분석을 자유롭게 하시길 원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

https://holix.com/ch/AWNnQn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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