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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을 추억하다

대구백화점(주) 재무제표 읽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지방 하숙생 에피소드가 종종 등장합니다. “너그는 백화점 있냐?” 옛날엔 뉴코아, 쁘랭땅, 엘지, 동인천백화점 등 지방 도시 중심가에는 랜드마크 백화점이 있었습니다. 명품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시대, 백화점이 예전 같지 않죠.


“대백이 아예 팔린데~”

https://marketinsight.hankyung.com/article/202409138093r


대구시의 유서 깊은 백화점 매각 공고가 났습니다. 2021년 폐점한 동성로 본점과 대백아울렛, 물류센터 3곳이 대상입니다. 대구백화점을 운영하던 회사는 대구백화점㈜인데 1969년 설립되었습니다. 

대구백화점 감사보고서를 열어보면 <감사의견> 아래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2023년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이 151억 원, 296억 원 발생해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많아서 “계속기업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써 있습니다. 


대구백화점의 핵심자산이 팔린다는데 재무제표 시작부터 “대구백화점이 힘들구나!”를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강조사항에는 전체 자산의 장부 금액이 4,674억 원인데 부동산이 4,119억 원으로 비중이 높고, 이에 대해서 부동산에 대한 손상 평가를 해야 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즉 ‘회사 손실이 크니 부동산 가치가 제대로 있는지 파악해야 된다’라고 해석을 해볼 수 있습니다. 

주식회사 대구백화점의 대표이사는 구정모 씨고요. 본점은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 30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대구백화점과 그 종속회사에 관련된 재무제표를 열어보면 자산총계 4,674억 원 부채가 2,699억 원 자본이 1,974억 원입니다. 언뜻 보면 부채가 조금 높은 것처럼 보이는데 유동성의 위기가 보입니다. <단기차입금>이 720억 원 그리고 <유동성장기차입금>이 430억 원, <단기기타금융부채>가 177억 원 등 요것만 해도 1,320억 정도 되는데 비유동부채인 <장기차입금> 1,221억 원이 있습니다. 실질 부채가 이렇게 많고, 이를 갚을 수 있는 자산은 백화점 유형자산이 2023년 말 기준 2,821억 원입니다. 갚을 돈과 비슷한 규모의 유형자산이 있고, 현재 대구백화점㈜는 주요한 유형자산을 매각 대상으로 내놨습니다. 숫자로 봐서는 유형자산 정리하면 차입금을 정리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이런 상황까지 온 건 바로 손익이 문제였을 것입니다.(추측) 손익계산서를 보면 2023년에 영업수익이 676억 원이에요. 그게 직전연도인 2022년에 758억 원에 비해서 줄어들었어요. 점점 매출 규모가 줄고 있으며 2022년에도 -163억 원의 영업 적자인데 2023년 -151억 원의 영업적자입니다. 지금 대구백화점의 문제는 차입금입니다. 당연히 <금융비용>을 함께 살펴 봐야합니다. 163억 원이 이자로 나가고 있습니다. “아니 영업이익만큼 금융비용이 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2023년 당기순손실 296억 원, 거의 300억 원이 나고 있네요. 

2024년 반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적자 역시 마찬가지로 안 좋은 상황입니다.


부동산 다 팔아도 빚잔치 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대구백화점 <현금흐름표>를 봐도 벌써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지 꽤 됐고,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 차입을 통해서 회사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어째든 버티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니까~ 

가장 최근 공시 역시 100억 원의 주요 사업장(대백아울렛) 대상 금전대여결정 공시(2024.9.12)입니다. 현금흐름표에서 빚져서 버티고 있는데 여기 배당금 지급이 있네요. 4억 원 정도 얼마 안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쫌 아니지 싶나 싶습니다. 대구백화점의 지배구조는 구씨 일가들이 굉장히 많은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자기주식이 23%이고 대백우리사주조합도 0.5% 등입니다. 종속기업은 대여금을 준 주식회사 대백아웃렛이 있습니다. 여기도 자산이 1,474억 원입니다. 이번에 매각 대상입니다. 


백화점이 요즘 이렇게 장사가 안되나? 

현대백화점이나 지역의 광주신세계 재무제표를 열어 보니 그것도 아닌 듯싶습니다. 광주신세계는 2023년 54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현대백화점은 거대 기업으로 백화점 외에도 면세점 등 전국구 백화점입니다. 백화점 매출액만 2.4조 원이고, 영업이익 3,577억 원입니다. 영업이익률 약 15%입니다. 

다시 대구백화점으로 돌아와 여긴 언제부터 이렇게 적자인가? 재무제표 추적을 해보니 꽤 오래전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10년치 재무제표를 거슬러 올라가면 2015년만 해도 흑자로 벌었습니다. 매출액 1,581억 원이니까 영업이익 12억 원입니다. 2016년부터 적자가 나기 시작합니다. -84억 원의 영업 적자가 났네요. 영업수익은 비슷한 수준이에요. 그 뒤로 지속적으로 영업적자가 계속 누적되었습니다.  17~19년도 -130억 원, -184억 원, -14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백화점은 코로나 때는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코로나 때는 19년도 -142억 원, 20년 -175억 원, 21년 -180억 원. 대구백화점에겐 코로나 시절이 아마 치명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차입에 차입을 해왔습니다.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늘어났고, 은행에 자산들이 담보로 잡아야 했습니다. 이렇게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시내 주요한 곳에 위치한 백화점 토지, 건물이 가치가 싯가로 환산하면 수천 억원 수준이니까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은 힘든 거죠.

웃기는 건 대구백화점이 상장사입니다. 매각 공고가 나니, 주가가 상승으로 반응했습니다. 사업이 정리되는 터라… 사실 저는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저걸 다 팔면 그 돈이 다 들어오는 게 아니라 빚 정리한 뒤…. 남는 건 거의 없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핵심 자산이 없어지면 뭘로 사업을?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죠. 대구백화점의 추억이 있는 분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https://www.pn.or.kr/news/articleView.html?idxno=18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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