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남편과 다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핸드폰에 사과의 메시지가 와있었다.
진심이 담긴 것을 알면서도
화난 마음이 바로 가라앉지는 않았다.
답장도 미루고, 화해도 미뤘다.
그렇게 오전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 한켠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바로...
점심때 ‘부부동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
하핫...
그것인즉슨,
오전 안에 화해해야 한다는 것.
째깍째깍
후다닥 옷을 바꿔 입고 단골 카페로 향했다.
좋아하는 커피를 한 잔 시키고
자리에 앉았을 뿐인데
갑자기 기분이 새롭게 태어나는 듯했다.
무미건조하던 눈빛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고
씩씩대던 얼굴에는
상냥한 광대가 자리 잡고,
사장님은 오늘도 반갑고,
내가 늘 앉던 자리는 오늘도 정겹다.
갑자기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답장을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때다 ‘싶어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불만과 아쉬움은 뒤로 한 채,
"앞으로는 -으면 좋겠어."라는
나의 바람과 부탁을
단정하게 담아 전송했다.
.
.
.
다행히 점심 약속 전에 화해를 완료했고,
만남을 잘 즐길 수 있었다.
하마터면 쇼윈도 부부 할 뻔했다.
화해하길 잘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