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온도가 머무는 은은함이 좋다. 것은 소유하고 있는 물건, 맺고 있는 관계 속의 사람, 지금의 나와 함께 공존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에 포함된다. 나이가 든다는 건 자신으로부터 자라난 많은 가지로부터 불필요한 것은 쳐내고 필요한 것만 지닐 줄 아는 간결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끝끝내 중요한 것만 남기는 과정을 통해서 아뿔싸! 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 인생의 참 공부는 아닐까 싶고.
곰곰 생각해 보면 나라는 사람은 그러했다. 번잡한 것보다 은은하고 정갈한 것을 좋아했고, 소음이 가득한 것(곳) 보다는 편안한 곳(것)에 기울어졌다. 그래서 때때마다 ‘애늙은이’라 불리기도 했지만 그 예가 퍽 마음에 닿기도 했더란다. 또 곰곰 생각해 보면 변함없이 유지되는 끈질긴 기질은 때로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내 삶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니 종래까지 유지하고 있는 불변의 법칙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