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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소정 Nov 11. 2022

글쓰기,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너무 많은 계산이나 자기 객관화, 내지는 반성 같은 걸 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살자.

하루하루를 따박따박 사는 것.

그렇게 산 하루를 또박또박 쓰는 것.

그것보다 좋은 건 없다.


나는 사실 이런 식으로 웹상에 글을 쓰거나, 쓴 글을 올리는 걸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하는 타입이었다.

지금도 아직 마음이 완전히 편하지는 않다.

나에게 글은 남몰래 쓰는 것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만의 굴에 숨어서 웅크리고 쓰는 것.

거기엔 어린 날 엄마, 아빠 몰래 다락방에서 일기를 쓰는 것 같은 비밀스러운 기쁨이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만 쓰다 보니 작품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내 글과 세상 사이의 접점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대단히 잘 쓴 글이거나 완전하게 정리가 된 작품이 아니더라도 그날 그날의 소소한 생각을 쓰고 그걸 세상에 내보낼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의미 있는 일 아닐까?


그렇게 해서 나는 수시로 정리되지 않은 글을 브런치에 올려보기로 결심했다.

사람들과의 실시간 소통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고 그걸 즐기는 나의 성향상 맞지 않아서 댓글 허용은 하지 않은 채 그냥 글만 공개하는 걸 택했다.

너무 큰 욕심을 부리면 지속하기 어려우니까

딱 하나만 하자. 딱 하나.


목표는 이거 하나다.

올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올리지 않으려는 노력 또한 하지 않기.

그냥 가볍게 쓴 글은 가볍게 올리기.

이거 하나만 지켜보자.

하루에 여러 개의 글을 올릴 수도... 하나도 올리지 않을 수도 있다.

강박을 버리고 마음을 편하게 가져보자. 세상과 눈을 맞추는 연습을 해보자. 그럼 닫혔던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겠지.


지금 이 글은 핸드폰에 삼등분으로 손바닥만 하게 접히는 접이식 키보드를 물려서 쓰고 있다.

아침에 쓴 두 개의 짧은 글은 핸드폰을 그대로 손에 쥐고 쓴 것이다.  

사실 이 키보드를 써보고 싶어서 일부러 스벅에 왔다.

오타가 자주 나서 아주 편하지는 않지만 작은 핸드백에도 들어가는 키보드라는 점에서 그래도 ‘내 것’으로 정 붙이며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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