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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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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수동삵쾡이 Dec 31. 2019

저글링

나는 저글링이다

나는 한마리의 저글링이다.


다들 내나이쯤 되면 결혼도 했고 애가 몇살이니 마누라가 어쩌니 그러고 있는데


마지막 미혼 친구도 저번달에 결혼했고 나는 아무것도 없는 쓸쓸한 저글링같은 인생을 살고있다


누구집 누구는 오버로드랜다 누구집 누구는 울트라 공업했대

누구집은 질럿이었는데 이번에 발업을 했다는구나


나는 풀업에 존나 열심히 살지만 본바탕이 저글링이니까 

이게 바닥까지 쥐어짜서 힘내고 있는건데

저글링은 럴커가 될수 없는데 


나보고 자꾸 원거리 공격도 해보고 버로우상태로 공격도 해보고 날아다니고 다크스웜도 써보래

해봤는데 나는 저글링이라 안되는걸 어떻게 하라고...

개같은 인생...



어릴땐 나도 연고대쯤은 가겠거니 했지

아이큐 143나오고 과학영재 그런거 뽑혀서 교육도 받고

공간지각능력인가 그거 존나 좋다고 천재라고 막 그랬는데 아무짝에 쓸모없고


맨날 방에서 혼자 술이나 쳐먹고 안주로 부침개 해먹어야지 히히히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네 염병


어제는 방으로 술사서 들어가다가

동호대교 밑에 한강공원 가서 맥주 네캔하고 소주작은거 한병 마시고

으엉 시발 하면서 강변으로 기어 내려갔는데 손 살짝 넣어보니까 엄청 차갑더라


순간 부르르 소름이 돋으면서 정신이 바짝 드는데

이건 아닌거같다 뒤지려면 곱게 뒤져야겠다 하고

방에와서 콜라에 위스키 타서 마시고 잤어


내인생은 어디서 부터 뒤틀린걸까

나같은 한심한 새끼 말고 이쁜 딸을 낳았으면 엄마도 좋아했을텐데

엄마 미안해 나는 지옥에 갈거같아


그래봐야 개 쫄보새끼라 내일 아침에 샤워 하고 술깨면 또 회사가서 

헤헤헤 일이 뭐 그렇죠 ㅎㅎ 하면서 지내겠지

매일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점심에는 돈까스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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