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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용준 Nov 07. 2024

서촌 이상서전 전시에 초대합니다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 출간 기념 전시를 합니다

서촌 필운동 배화여대 입구와 마주한 단 한 권을 위한 서점 ‘이상서전’에서 어제부터 저의 단일한 가을 에세이집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오는 10일 일요일까지 열릴 예정이고, 그중 9일 토요일 주말에는 제가 직접 서점 일일지기로 공간에 상주하며 방문하시는 분들을 직접 맞을 계획입니다.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은 가을을 소재로 쓴 에세이집이지만 ‘이 책은 가을을 위한 책이 아니다’라는 백커버 문장처럼 가을에 국한한 책은 아닙니다. 가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경험과 사유와 상념들을 낙엽처럼 마음껏 떨어뜨린 책입니다. 그만큼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그러한 사적인 경험을 일으키는 세상과 사람과 현상에서 비롯되고 일어난 갖은 생각들을 최대한 펼쳐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이상서전 전시에서는 책의 문장들을 추출하고 전시하며 해당 글과 연관이 있는 시각적인 소품들을 죄다 끄집어내 보자는 심산을 마음껏 부려보았습니다. <가을이 와서 떨어진 말들>로부터 떨어진 전시라고 할까요? 그만큼 사적이지만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을 읽어보신 분들에게는 시각적인 묘미로 다가오는 경험이 될 수 있고, 혹은 이 전시를 통해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에 대한 궁금증을 품도록 제안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집안을 뒤지다 찾아낸 것들을 마주하며 스스로 놀란 순간도 있었습니다. 이를 테면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에는 ‘여행의 시작과 끝’이라는 글이 있는데 지난 대만 여행에서 모두 소진했다고 생각한 현지 화폐 중 동전 하나가 남아서 함께 돌아와 낙담한 경험이 기술돼 있습니다. 그 동전 하나를 전시하기도 하고요. 동시에 제가 매거진 에디터 시절 출장차 떠난 생애 첫 출국차 피렌체로 가는 여정도 기술돼 있는데 그 당시 발권했던 비행기 티켓과 현지에서 구매한 기차표, 그리고 호사스러웠던 피렌체 피에솔레 언덕에 자리한 호텔에서 받은 웰컴 레터 등을 발견했습니다. 덕분에 2010년의 기억이 갑자기 제 머릿속에 필름이 돌아가듯 재생되는 기분을 느꼈고, 저도 참 어지간히 못 버리는 인간이구나 새삼 실감을 하기도. 그 옆에서 아내가 한숨을 쉬고 있었던 건 안 비밀.

그만큼 사적인 전시이고, 뭔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기대하지도 않는 인생 회고전을 당겨서 해버리고 있는 기분도 드는데, 타인의 지난 인생을 지켜본다는 건 결국 내 인생을 돌아보는 경험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각자의 인생을 접하고 포개며 짐작할 수 없는 세계의 너비를 탐색해 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떨어질 말들>을 현장에서 직접 구매하시면 우아하고 정갈하게 포장도 해드립니다. 선물용으로도 딱. 그리고 지난 11년간 터를 잡고 살아온, 나름 ‘서촌잘알’ 입장에서 제 아지트로 꼽은 15개의 추천 공간을 소개한 페이퍼를 나눠드립니다. QR코드를 찍으면 해당 공간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니 하나씩 찾아보시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 일요일 사이 서촌의 한 권만을 위한 서점 ‘이상서전’에서 제가 떨어뜨린 전시를 보실 결심을, 마침내. 서촌방향으로 오시는 누구라도 편히 들르시고, 놀러 오시길.


품위 있는 구매할 결심!

완전 안전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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