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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에이터 최원준 Dec 28. 2022

6. 이래라저래라

신입사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채용에 관심이 많은 나는 전문 취업컨설턴트로서 ‘취업독설특강’이라는 저서를 내기도 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 중, 채용하는 기업과 인사담당자의 ‘수요’와 ‘결핍’이 무엇인지를 캐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기업분석의 이유와 목적이며 나를 차별화하는 방법이 된다.


그런데 F사 상근 인원은 많게는 30명에서 현재 12명으로 줄어 있다. 매출 규모는 비슷한데 말이다. 그 내면에는 사건사고와 더불어 부채의 사유들이 근거하고 있었다. 현재는 약 3년 전 사건사고에 의한 매출 하락에 따라 줄어든 인원들로 한 명 한 명이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인원은 적다. CEO와 상무이사는 영업 사원, 현장에서는 현장직 사원의 채용을 요청했다. 개발에서는 굳이 추가인원 채용을 희망하진 않는다. 왜일까. 과거부터 현재로 오는 과정의 맥락 속에서 현재 조직의 일 문화를 바라봐야 했다.


한국 사회의 일 문화는 90년대 말 야생적 맹수 문화로 비유된다. 앞선 아티클에서처럼 카리스마리더십을 통해 이끌어 왔다. 다소 폭력적인 상사와 수긍하는 부하, 군대와 같은 상명하복 방식으로 조직원들은 그 방식에 순수히 따르고 버티면서 성과를 내고 승진해 왔다. 2010년대 까지는 조직문화가 조금은 순한 맛으로 변했다. 토요일가지 주 6일 일하던 것이 주 5일제로 변하면서 짧아진 시간만큼 더 많은 일을 해야 했다. 이는 쉬지 않는 일벌 문화로 비유된다. ‘월화수목금금금’처럼 주말에 일 관련 전화와 등산 모임은 여전하다. 모든 결과는 숫자로 증명하고 체계가 잡힌 곳은 그나마 KPI 등으로 평가되어 왔다. 2019년 코로나와 함께 재택근무는 큰 변화를 가져왔고, MZ 세대의 취업 시즌이 되면서 새로운 문화로 변하고 있다. 이는 까치 문화로 비유되며 Z세대의 젊은 2030 직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40대 이상은 꼰대가 되어버렸다. 불만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조건이 맞지 않는 순간이 오면 참고 버티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곳을 찾아 자유롭게 이직한다.



F사는 90년대 말 사업의 시작과 동시에 그 시대에 멈춰있다. 리더는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25년을 이끌어 왔고, 나름의 성과와 성공을 토대로 자신의 리더십을 고집하고 결국 고착화되었다. 그나마 CEO와는 F사에 대한 HR 관련 소통을 5년 전부터 종종 해왔었던 차라 CEO의 마인드도 2010년대 일벌 문화 정도로는 바뀐 듯하다. 그는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끌고 왔기 때문에 HRBC로서 체계를 잘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중 당장 필요한 충원에 있어 ‘사람’을 뽑는 일이 긴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필요에 의한 충원, 그러나 F사의 문화는 그들(MZ세대)을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안되어 있다.



필자는 원치 않았지만, 당장의 업무상 필요에 의해 채용한 2명이 그 예다. 20대 K 씨는 최근 1년을 억지로 채우고 퇴사했다. 그는 CEO의 지인의 조카로 일의 성과가 낮고 일을 못해도 쉽게 뺄 수도 없는 직원이었다. 종종 다른 곳의 면접을 보러 가기도 했고, 병이 있어 외부 일정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HR 측면에서는 위험부담이 컸다. 그렇게 20대 K 씨는 조용히 퇴직금과 함께 짐을 쌌다. 40대 P 씨는 1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다. 성과에 대해 회의와 평소 피드백 과정에서 비난과 비판, 심하게 욕설도 들렸다. 회의 중 그딴 식으로 할 거면 나가라는 말에 빠르고 조용히 P 씨가 퇴사한 것은 F사 입장에서 다행이다. F사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는 인재 채용을 막는 가장 큰 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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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은 채용 공고를 올려도 올 사람이 없다?   

중소기업 대표들의 한탄이자 최고의 공감을 이끄는 말일 것이다. 좋은 인재들은 굳이 작고 허름한 중소기업에 들어올 생각이 없다. 특히 MZ세대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이제 ‘저녁 있는 삶’처럼 워라밸은 복지가 아닌 당연한 문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기업 CEO들은 이를 받아들일 마음과 체계를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다. ‘꼰대’이기 이전에 그들은 90년대 문화에서 팀장이자 부장급으로 승진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때의 승진과 성공의 방식이 그들의 생존법칙이었으며, 이곳에 뼈를 묻겠다는 의지로 일하는 것이 당연한 사람들이었으니 말이다. 자신보다 회사와 팀을 위한 희생정신의 ‘꼰대’. 회사와 팀보다 나의 성장이 중요한 ‘MZ세대’. 한쪽으로 치우쳐져서는 융합되기 힘들다. 최소한 서로의 강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를 잘못된 모습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서로를 밀어낼 뿐이다.

중소기업에 사람이 부족한 이유는 세대를 떠나, 결국 ‘불통’이 원인이다.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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