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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wole Mar 14. 2019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를 앞두고 쓰는 시즌1 리뷰

'으라차차 와이키키' 리뷰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작년 봄, 월화 밤 11시마다 내 힐링을 담당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와이키키 시리즈 시즌 2의 방영이 3월로 예정돼있다. 이를 앞두고 시즌1에 대한 뒤늦은 리뷰를 작성해 본다. 사실 방영 당시 작성했던 건 아니고, 최근 리뷰를 써야 하는 일이 있어 띄엄띄엄 다시 보며 작성했다.

=JTBC 제공

#일상을 비추는 사회학, 드라마

나는 시트콤 덕후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한국에서는 시트콤 드라마는 안 된다는 인식이 생겼다. M사의 <하이킥 시리즈> 이후로 잘 된 시트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성공은 이전의 시트콤들이 시트콤이라서 안 된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었기에 안 됐음을 보여줬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이전의 시트콤은 여전히 ‘대가족’에 매여있었다. 대가족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됐다. 가장 큰 웃음거리는 가장의 권위가 떨어지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등 권위 관계가 역전되는 모습이었다. 최근 방영된 TV 조선의 <너의 등짝에 스매싱> 역시 같은 형태였다. 심지어 이 시트콤에서는 이미 충분히 소비된 박영규와 박해미라는 캐릭터를 또 사용했다. 캐릭터의 성격 역시 전작들과 다를 바 없었다. 이런 구성은 1인 가구가 점점 늘어가고, 대가족의 비율이 줄어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드라마가 현실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외면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TV는 일상을 담아내는 사회학이다.

반면,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현실을 담아냈다. 젊은 청춘들이 룸메이트가 되어, 함께 사는 모습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 주인공들은 고스펙의 성공한 청춘이 아닌, 평범한 루저에 가깝다. 여기에 30분 남짓의 기존 시트콤 길이의 에피소드를 한 회당 두 편씩 1시간 분량으로, 주 2회 방영의 형식으로 풀어낸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다. 매일 30분 반영이라는 기존 시트콤의 틀을 깨 시트콤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시청자들 역시 이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짠단짠으로 담아낸 청춘들의 이야기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웃기다. ‘가즈아~!’, ‘병풍 뒤에서 향 냄새 맡는 거야~’등 웃긴 대사와 연기자들의 열연이 빛을 발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힘든 젊은 청춘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각자 영화감독, 영화배우, 극작가의 꿈이 있는 동구, 준기, 두식. 기자 시험에 번번이 낙방하는 취준생 서진, 애인에게 사기를 당해 빈털터리가 된 수아, 현실에 치여 꿈조차 잊고 살았지만 친구들의 덕에 꿈을 찾아가는 윤아. 이들은 모두 꿈을 좇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돈에 쫓겨 돌잔치 촬영을 하고, 홈쇼핑 모델을 하고, 에로 영화를 쓰는 이들의 모습은 현실적이다. 편의점 알바를 하다가 갑질 손님을 만나는 두식, 성희롱을 하는 면접관을 만나는 서진의 모습도 우리의 일상이기에 더욱 공감이 간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웃기는 대사로 웃음이라는 단맛을 잡아내는 한편, 현실적인 청춘의 모습으로 눈물이라는 짠맛을 담아낸다.


#짝짓기 프로그램도 아닌데 꼭 맺어져야 하나요?
<으라차차 와이키키>에는 세 커플이 맺어진다. 6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6명 모두 그 안에서 짝을 찾는다. 모든 등장인물이 맺어지는 것은 극을 진부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맺어진 수아와 두식 커플은 같이 쇼핑몰을 운영하고, 레베카를 타는 등 재밌는 에피소드를 많이 탄생시킨 조합이다. 그러나 이 커플마저 남녀 사이에는 우정이 존재할 수 없다는 듯, 마침내 이어지고 마는 모습은 아쉬웠다. 수아와 동구는 과거 4년간 연애를 했다. 그런 동구의 가장 친한 친구인 두식과 수아가 맺어지는 모습은 아무리 주인공들이 쿨한 젊은이들이라 해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모두 맺어지는 것보다, 남녀 사이에도 우정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면 더 신선했을 것이다.


#2019년에도 가부장적 오빠가 개그 소재로 유효할까
동구는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가장 웃겼던 캐릭터 중 하나이다. 초반 똥을 참는 장면은 여러 번 회자되며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견인했다. 그러나 동구는 동생 서진에게는 폭력적인 오빠이다. 동구가 준기와 서진의 연애를 반대하는 과정에서 서진에게 죽도를 들고 위협을 하는 장면이나, 서진의 머리를 밀어서 비구니로 만들어버리겠다고 하는 장면은 지나치게 폭력적이다. 서진을 스토킹 하는 장면 역시 과했다. 극 중 서진은 이미 대학을 졸업한 성년이다. 누구와 연애를 할지 선택권은 전적으로 서진에게 있다. 오빠로서 여동생과 자신의 친구와의 연애를 반대할 수는 있지만, 그 모습이 폭력적으로 그려져선 안 된다. 여동생의 연애를 반대하는 폭력적인 오빠의 모습이 단순한 웃음거리로 소비되어선 안 된다. 드라마에서도 달라진 가족 간 폭력에 대한 인식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오는 3월 방영되는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는 시즌1의 장점은 가져오되, 단점은 고치면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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