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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작업소 Jan 15. 2024

re-비엔나10일

오늘은 토요일. 시내 중심부 곳곳에서는 시위가 있다지만 그런 이 나라 사정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시계박물관, 로마박물관, 베토벤기념관, 하이든 하우스, 시간 되면 중간에 Neidhart Festsaal도 가능하면 들를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어제오늘 연속으로 오픈런이다. 오전 10시에 시계박물관에 들러 시계의 변천사를 눈에 담고 인근 마리아성당에 들러 기도도 잠깐, 조카들, 그녀들의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이어서 다시 로마박물관, Neidhart Festsaal 방문으로 슈테판 성당 인근의 목표지점을 완수했다. 그리고, 버스로 5분 이동하여 베토벤 박물관과 하이든 하우스를 이어 달렸다. 비엔나 시내를 열 바퀴쯤 돈 운동량과 해가 지는 4시경쯤 되자 추위가 몰려와 힘들다는 생각, 이 연간회원권이 뭐라고 하루 온종일을 싸돌아다니나, 하나는

패스할 걸 그랬나? 등등등.. 여러 잡념들이 교차했다. 더구나 오늘 방문한 곳들은 3층으로 구성된 곳이거나 아예 4층에 위치했으며 모두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점, 그리고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만한 폭의 나선형 돌계단이라는 점이었다. 올라갈 때도 힘들고, 내려올 때도 중심 잡기 힘든 계단이었다. 베토벤 기념관의 계단을 내려올 때는 베토벤도 이 계단을 오르락내리락거리기 힘들어서 아예 집에서 두문불출, 작곡만 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박물관 및 기념관을 다섯 곳 찍고 나서 이런저런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그래도 몰랐던 이야기, 가지 않았으면 영원히 알 수 없는 사소하지만 알아두면 즐거운 작은 역사들이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추위에 떨며 찾아들어간 그 집들이 얼마나 따뜻했던가를 되돌아본다. 찾아가는 길은 하나도 편한 게 없었지만 나오는 길에서는 아주 작은 즐거움과 배움이 있는 것, 그게 여행이다.


*시계박물관-성 마리아 성당-점심(슈니첼)-로마박물관-Neidhart Festsaal-베토벤 기념관-하이든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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