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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작업소 Jan 17. 2024

re-비엔나13일

흑역사가 살아있는 그곳으로!

브라티슬라바. 5년 전 나는 이곳에서 고라니처럼 고속도로를 횡단하며 뛰어다녔다. 현지 경찰에게 붙잡히지

않은 것이 대견할 정도다. 브라티슬라바의 성 아래 버스 정류장에서 1킬로 정도 되는 UFO다리를 왔다 갔다 했다. 그것도 전력질주로. 이유는 비엔나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였다. 예매한 버스는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고 혹시 정류장을 잘못 알고 있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지나 싶어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결국 중앙역으로 1시간을 걸어가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는..


그곳으로 다시 간다. 소박한 인심과 저렴한 물가, 그리고 곳곳에 남아있는 동상들.. 모두 매력적이기에

흑역사를 남겨둔 곳이지만 다시 한번 더 찾기로 했다.

비엔나 중앙역에서 레지오젯 버스를 타고 비엔나공항에 한 번 경유하고 도착한 브라티슬라바. 5년 사이에

멋져졌다. 멋진 디자인의 고층 건물이 들어섰고, 구시가지가 차지하고 있던 고풍스러운 도시의 분위기보다는 구시가지 옆에 층층이 올라간 고층 건물이 브라티슬라바를 잠식한 듯한 느낌? 그래서 아쉽긴 했지만 역시 구시가지 광장에 들어서니 유럽식 땅바닥의 진수를

보여주는 돌길과 철문들, 곳곳의 동상에 마음이 또 뺏겼다. 지난 흑역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종착역에서 다시 한번 비엔나로 출발하는 곳과 시간을 체크하고 브라티슬라바의 버스에 오른다. 여기서 또 난관. 도대체 이곳의 버스표는 어디서 구하냔 말이다. 하지만 역시 블로그 선배님들이 있었다. 친절하게 대중교통의 시스템을 알려주신 덕분에 무사히 구시가지로 들어설 수 있었고, 구글맵 덕분에 지난번에 올라가지 못한 브라티슬라바 성까지 올랐다. 그리고 중식당 자스민에서 점심을 먹고 남긴 음식까지 포장. 왕복 2인 24유로에 점심도 푸짐하게~  브라티슬라바에서 체류시간은

딱 3시간이었다. 하지만 워낙 작은 곳이기에 볼만 한 곳은 다 돌아보고 비엔나에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다.

5년 전 그날의 동선대로. 그리고 흑역사가 일어난 이유를 알았다. 예매한 차표의 터미널 위치는 최초 출발지가 아닌 두 번째 정류장인데 그걸 확인하지 않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최초 출발지라고 여기며 버스가 도착하지 않는다며 정류장을 잘 못 알고 있다는 착각을 했던 거다. 그리고 이어지는 모든 정류장을 다 찾아 헤매긴 했으나 모든 시간은 다 어긋난 것이다. 지난 이야기지만 곱씹어 본들 무슨 소용이랴.. 남의 나라 수도의 고속도로를 고라니처럼 뛰어다닌 5년 전의 나나 체코어를 하나도 못 알아들어도 하루 왠종일 쏘다닌 나나 항상 미숙하면서도 용감한 여행자인 것을.

*하우프반호프 B1 버스로 출발- 브라티슬라바 nivy - 구시가지 이동-브라티슬라바 성-자스민 (점심)-구시가지 광장-nivy-비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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