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단골거리 사업 with 대전 은구비서로
상인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만들어 스스로 가게 홍보도 하고
단골 손님을 만드는 것이
디지털 전환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게 아닐까 싶어요.
한때 번성했던 브랜드 골목들이 잊히기 시작한 지 오래다. 시장이라는 하나의 브랜드 안에 모여있는 시장 점포들과 달리, 지역 상권들은 대부분 개별 점포만의 경쟁력으로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 이 점에 주목한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은 골목상권의 점포도 온라인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 교육에 나섰다.
2024년 단골거리 사업은 카카오임팩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동반성장위원회와 함께 협약을 맺고 광주, 대전, 성남, 안동, 인천, 제주, 정읍, 제천 8개 지역의 상권에 디지털 전환 활동을 벌였다. 카카오 직원과 전문 튜터가 직접 방문해 지역상권 상점가에서 카카오톡 채널, 카카오톡 예약하기, 카카오맵 매장관리, 카카오톡 스토어 등 카카오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1:1 맞춤 교육을 진행했다.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의 세 번째 주자인 은구비서로는 대전의 노은동에 위치한 상가 거리다. 22년 전 계획적으로 조성된 이 신도시 상권은 한때 대전에서 가장 북적이는 곳 중 하나였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며 새로운 상권들이 속속들이 등장했고, 몇 년 전부터는 정체를 겪고 있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상인회의 노력에 상가별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이 더해지자, 은구비서로 상인들의 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대전 은구비서로를 찾은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팀은 전문 튜터와 함께 개별 상인들을 1:1로 만나 상점별 채널을 개설할 수 있도록 교육했고, 더 많은 단골 친구를 만들기 위한 웰컴 파티를 시행했다. 눈맞춤과 인사가 사라져가던 골목에서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서로 안부를 묻고 협력하는 상인들이 많아졌다.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팀과 함께 은구비서로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김은희 상인회장과 윤은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과장의 경험담을 들어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팀과 협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윤은진 디지털을 활용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다방면으로 노력해오고 있지만, 상인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데는 시스템과 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내부의 자성적 목소리가 있었어요. 그러던 중 소진공과 협업해서 단골시장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던 카카오와 카카오임팩트에서 이번에는 상권 단위로 사업을 시행한다는 소식이 있어 반가웠죠. 2024년 4월에 업무협약을 맺고 상반기에는 저희가 추천한 전국 7개 상권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은구비서로가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에 선정된 주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윤은진 이 상권의 스토리를 잘 모르던 사람들에게 카카오톡 채널로 알릴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유였죠. 콘텐츠가 상권의 강점이 되는 시대에 은구비서로가 좋은 롤모델로서 다른 상권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김은희 대전 은구비서로의 상인회는 2021년 골목상권활성화사업에 참여해 마을 콘텐츠 개발 및 골목 디자인 등을 통해 상권의 변화를 꾀해왔어요. 무엇보다 지역의 서식 동물인 맹꽁이를 캐릭터화해서 ‘맹꽁이거리’를 만들었죠. 맹꽁이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과 스토리북 등을 만들고 플리마켓도 열면서 시민들의 호응도 얻고, 차츰 협동조합의 회원 수도 늘어나 3년 전에는 20명이었는데 지금은 80명이 되었어요.
기존 점포들이 디지털 전환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윤은진 소진공은 다양하게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들을 하고 있어요. 점포들이 키오스크나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장비를 지원하거나 교육과 컨설팅을 시행하죠. 소진공과 함께 디지털화를 시행하는 사업자에게는 성장 자금을 지원해왔고요. 그럼에도 지원하는 사업자들이 모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해진 온라인 교육이나 집체 교육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렵고, 다수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배움의 속도가 달라서 모두 역량이 올라가지는 않기 때문이었어요. 또 디지털 활용은 사실 스스로 접근을 안 하면 그만이라서, 쉽게 포기하곤 하는 것이죠. 그래서 카카오에서 시행하는 1:1 맞춤 교육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봤어요.
김은희 맞아요. 보통 집체 교육으로 제공해주는데, 상인들은 업무 시간과 라이프스타일이 다 달라 참여하기 쉽지 않아요. 그런데 카카오는 직원들과 전문 튜터들이 한 명 한 명 각자 연락해서 참여율이 좋았죠. 저희 상인들 가운데 60명이 신청했고, 57명이 교육을 수료했어요.
상인들은 채널의 어떤 점을 잘 활용하고 계시나요?
김은희 단골들에게 소식을 전달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문의사항을 바로 확인하고 답변할 수 있어서 좋아요. 고객과 개별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대표채널에서도 제가 공지를 올리면 알림이 가기 때문에 다들 놓치지 않고 호응을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상인회비가 처음으로 60퍼센트나 걷혔어요. (웃음)
대표 채널인 ‘대전 은구비서로 맹꽁이거리’는 어떻게 운영하시고 계신가요?
김은희 앞으로는 저희가 협동조합을 하면서 만들어온 맹꽁이거리의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채워나갈 예정이에요. 아직까지 꾸준히 올릴 이벤트는 부족한데요, 상인들과 협의해서 더 풍성하게 만들어야겠죠.
지난 6월에 맹꽁이 거리에서 단골거리웰컴 파티를 했는데요. 어떠한 성과가 있었어요?
김은희 상인들이 수공예품, 먹거리 등을 판매하면서 카카오톡 채널 친구맺기 이벤트를 했거든요. 매년 운영해오던 상인회의 플리마켓에 비해 참가 상인이 훨씬 많았어요. 그리고 하루만에 600명의 시민들이 저희 채널을 추가했어요. 당일 1,000명을 달성한 순간에는 모두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죠. 북적북적했던 행사장에서 상인들간 교류를 위해서도 이러한 이벤트가 정말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카카오 덕분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은구비서로에 모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각자 단골거리 사업에 참여하며 느낀 소감을 들려주세요.
윤은진 카카오라는 전 국민이 아는 브랜드에서 나서니 상인들의 참여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또 상인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만들어 스스로 가게 홍보도 해보고 단골 손님을 만드는 경험을 한 게 디지털 전환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덕분에 이후 소진공에서 시행하는 다른 지원 사업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시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김은희 가장 큰 성과는 상인회에 속한 상점들이 모두 카카오톡 채널을 만들었다는 거예요. 개별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SNS 페이지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이들이 간편하게 온라인에 자기만의 집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이 있었죠. 또 은구비서로 맹꽁이거리를 대표하는 채널도 만들어졌으니, 보다 조직적으로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어요.
마들렌과자점은 20년 전 대전 은구비서로의 상권이 생겨날 때부터 자리했던 터줏대감이다. 군산 이성당에서 제과를 배우고 일본에서 실력을 쌓아온 이성열 제과 기능장은 이 동네 사람들에게 예나 지금이나 달콤한 추억을 선물해왔다. 이성열 제과 기능장이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을 통해 얻은 것, 그리고 스스로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상인회에서 주도한 카카오의 단골거리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셨다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이성열 예전부터 디지털 마케팅이나 고객들과의 소통의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늘 막막했어요. 그래서 카카오에서 나서서 디지털 전환과 이벤트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지요. 전문적으로 몰랐던 것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신청했습니다.
카카오에서 시행한 1:1 맞춤교육이 조금 달랐나요? 실질적으로 어떠한 점이 도움이 됐는지 알려주세요.
이성열 마케팅은 늘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시도야 해볼 수 있지만 키워 나가는 데는 스스로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죠. 마케팅 회사한테 맡겨야 하나 고민을 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카카오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나도 노력하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찌 됐건 제가 만들고 있는 과자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저니까요. 두 번째로는 전문 용어가 나올 때마다 포기하곤 했는데, 카카오 직원들과 전문 튜터들이 설명을 해주고 옆에서 개인 지도까지 해주다 보니 카카오톡 채널 만드는 게 어렵지가 않았어요. 우선 채널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뿌듯했고 저에게는 큰 변화의 계기였어요.
기존에도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을 해오셨는데,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은 좀 다르던가요?
이성열 몇 년 전에 고객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딸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줬는데,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다 보니 그냥 제가 만든 제과를 기록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반면 카카오톡 채널은 고객에게 메시지로 소식을 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책임감이 생겨요. 우선은 채널 친구를 맺은 상인들끼리 공동 마케팅을 해볼 생각입니다. 이 가게에서 커피를 마시면 우리 가게에서 할인을 해주는 식으로요. 또 상인회에서 올리는 공지나 이웃 가게의 소식들을 바로바로 알게 되면서 마케팅 아이디어가 더 풍성해지고 있어요.
교육 외에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에서 진행한 웰컴 파티의 경험도 궁금합니다.
이성열 플리마켓 형식의 축제 같은 분위기였죠. 저는 처음으로 야외에서 제과들을 판매했는데요. 20년간 이 거리에 있으면서 이웃 상인이 그렇게 많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다같이 모여 빵을 나눠주고 채널 친구를 맺으면서 상인들 간에 공감대와 돈독함이 생겼어요. 그날 날씨가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카카오에서 배너 광고를 비롯한 다양한 홍보를 해준 덕에 사람들이 꽤 많이 찾아왔어요. 덕분에 하루 매출이 제법 훌륭했습니다.
그 후 상인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있었나요?
이성열 경기가 어려워 위축된 상황인데도 상인들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어요. 저 역시 함께 나누는 게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그래서 소비자를 기다리기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우리끼리도 서로 힘을 모으자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 상인들도 결국 다 소비자이니까요.
카카오톡 채널로 지속적으로 단골들과 소통하기 위한 계획이 있나요?
이성열 카카오톡 마들렌과자점 채널에 ‘우리 동네 파티시에’라는 섹션을 만들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장을 만들고 싶어요. 저의 직업에 관심있는 분들, 제과 방법 등에 대해 제가 상담을 하거나 알려주는 창구가 되도록요. 또 단골들을 초대해서 제가 만든 신제품을 품평하는 이벤트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카카오 단골거리 사업팀에게 앞으로 바라는 부분이 있을까요?
이성열 저처럼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어려우면 쉽게 벽에 부딪혀요. 이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 막히고, 미루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잊히거든요. 카카오에서 한 번씩 단골거리 교육생들을 중간 점검을 해서, 안 되는 게 무엇인지 상의하고 물어볼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Kakao Krew Interview
거리로 나선 카카오가 지역 상권에 스며들기까지
직접 상권을 찾아가 만난 상인분들 중에 “컴퓨터도 못하는 내가 교육을 받아서 고객과 카카오톡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게 정말 신기하다”며 고맙다고 말씀주신 분이 계셨어요. 그런 상인분들을 만나고 경험할 때마다 이 사업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돼요.